사궁두미에서
일출
임정아
살다 보면 숨죽여 기다려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면 숨을 참고
천천히 열을 헤아리고
또 헤아려 시간을 늘여본다
온통 고요하고 붉은빛이 서서히 번지더니
떠오른 해는
등대 가운데로 움직이다가
순간을 영원으로 바꾸는 사진에 담긴다
매일 똑같이 해는 뜨는데
추운 바닷가에 왜 모여드는지 모르겠다는
동네 어르신의 지청구에도
누군가는 일 년을 살아갈 힘을 얻고
누군가는 새로운 다짐을 하고
저마다 일상으로 돌아간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
내일은 내일의 일이 기다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