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사춘기 부모로 살아남기
생각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말 한마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이의 짜증이 날로 높아지고 내가 말할 때마다 스트레스가 쌓인다면 지금 아이는 사춘기증상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대게 별 뜻 없이 하는 이야기들이 모여 일상은 흘러갑니다.
하지만 아이가 사춘기증상을 보이고 있다면 이 아이들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말에도 날카로운 비수를 장착한 대답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부모도 아이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부딪혀버리기 때문에 사춘기를 겪고 있는 당사자인 아이도 그런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도 난감해질 수밖에요.
아이의 마음이라는 호수에 돌을 하나 던지면 동심원이 그려져요. 크고 작음의 차이는 있지만 잔잔했던 호수는 파급효과에 의해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엉엉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불같이 화를 쏟아내기도 합니다.
아기처럼 깔깔 웃기도 하고 더 이상 부모와의 대화를 거부하기도 하지요.
사춘기증상이 나타난 뒤 아이들은 이전보다 더욱 독립된 존재로 살아가려는 의지를 불태웁니다. 유아기에 경험한 그때의 '내가 할래!'와는 다른 결의 모습이지요.
부모나 어른이 지시한 일을 행하는 것을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선택도 내가, 행동도 내 의지로 옮겨야 의미 있는 일이라 여깁니다.
내가 왜 이 아이에게 맞추고 눈치를 봐야 하나 따져 물으실 수 있어요.
물론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상황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사춘기의 아이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게 아니라, 그네들을 이해하는 눈으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해나간다는 게 중요한 핵심입니다.
"이렇게 해!"
"이건 안 돼."
"지금 이게 무슨 말버릇이야?"
"도대체 왜 이러니?"
가 아니라.
지금 아이의 마음은 어떤 상태인지.
네 생각은 무엇인지.
부모가 원할 때의 대화가 아닌,
아이가 대화하고 싶을 때를 기다린다는 마음으로 다가가보세요.
순하고 착한 아이들도 사춘기증상이 나온 뒤에는 나만의 공간을 원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아이들의 행동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나름의 생각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을 거예요.
우리 다 이런 상황이 낯선 상태니까요.
경험하고 부딪히며 하나씩 배워나가면 됩니다.
걱정 마세요.
어제보다 오늘이. 그리고 오늘보다 내일에, 조금씩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해 나갈 테니까요.
사춘기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
오늘도 치열하게 고민하시는 부모님께
힘이 되는 글이 되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작가 이현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