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마다의 소중함
지금
시│현정아
뿌리를 내리다
햇살이 닿은
가지가지 새순 마디
봄이 고인다
향기는 작고 그윽하다
내 눈 들어 바라본 하늘에
조각조각 꽃잎이 아른거린다
작고 앙증맞은 것이지만
가장 큰 나날을 비추고 있다
지금이라는
순간
시선이 닿은 곳마다 연둣빛 싹과 아주 작은 꽃잎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내 눈에 고이는 향기 때문에 쉽게 발을 뗄 수 없다. 겨울을 지녀 기어코 마주한 땅이 비로소 숨을 쉬는 계절, 봄이다.
오랜만에 밟은 단단했던 흙 위로 한결 부드러워진 햇살이 차곡차곡 감긴다. 나른함이 시작될 징조를 여기서 만난다.
작고 귀여운 꽃잎, 풀잎을 따라 자란 노란 꽃잎이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시다. 가녀린 꽃잎의 떨림마다 봄이 살며시 피어난다. 이 길을 따라 조금씩 퍼져갈 계절의 기척.
봄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그 시간이 그저 좋기만 하다. 봄빛이 걸리는 언저리 길, 지천을 따라 나는 또 걸어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