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

걸리는 봄, 읽히는봄

by 현정아

꽃말


시│현정아


눈에 드니 사랑이라

일제히 피어나는 인사마다

애처로운 겨울이 달아난다

내내 웅크린 마음이 펴지다

갖은 꽃말에 봄이 읽히니

가는 내내 마음이 곱다


겹겹이 쌓인 이슬을 털고

봄이 피어나니

작은 이름

크게 들어차다


날은 날대로 환상

가는 곳마다 탄성이 일다




봄은 역시 꽃이 사랑인 계절이다. 연한 연둣빛 잎사귀 사이로 빼꼼히 내민 들꽃이 아름다운 산책길. 가만히 앉아 떠나지 못하는 소녀 같은 마음이 하루의 피로를 이나마 씻어준다. 잎이 돋아나기 전 나뭇가지마다 꽃잎의 하늘거림이 ‘퐁퐁’ 피어나니 저절로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낮은 땅으로부터 하늘로 이어진 온 세상은 날마다 꽃말이 서서히 번지고 있는 중이다. 가까이 다가가 저절로 사랑을 나누게 되는 계절. 아주 작은 돋아남이 이 모든 것을 감싸 가장 큰 마음을 가지게 되는 계절. 그러기에 모두의 눈에 드는 계절인가 보다.


직장 근처 산책길 따라 피어난 수선화는 또 어떤가! 이런 빛깔을 겨우내 어떻게 품었다 은은하게 내어놓을 수 있는지 감탄만 나올 뿐이다. 나이가 들면 온통 꽃에 마음이 간다지만 나는 그저 마음이 꽃처럼, 나무처럼 자라고 있는 사람이라 말하고 싶다. 아주 작은 풀잎을 사랑하고 그 꽃을 읽어갈 사람으로 자라고 싶다.


어느 날 반짝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기어코 피어나 세상에 꽃씨를 남길 수 있는 계절을 닮고 싶다. 아무도 모르게 자연히 피었다 지는 꽃처럼, 자체로도 빛나는 사랑의 향기를 다정히 건넬 수 있는 그런 마음을 은근히 심어 본다. 봄처럼 따스한 꽃말을 따라.



KakaoTalk_20260404_214540851 (1).jpg 흙 위로 빼꼼
KakaoTalk_20260404_214540851_09.jpg 볕이 참 좋다
KakaoTalk_20260404_214540851_03 (1).jpg 두런 두런 사랑이 피어
KakaoTalk_20260404_214540851_05.jpg 노래하는 봄이라는
KakaoTalk_20260404_214540851_04.jpg 작은 기억, 포근한 꿈
KakaoTalk_20260404_214540851_08.jpg 햇살이 향을 내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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