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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티 Nov 17. 2019

펭수처럼 살고 싶어

현실에 가려져 있던 따뜻하고 순수한 내 모습을 찾아서  


동생이 특이한 카톡 이모티콘을 보냈다. 펭-하!라고 외치는 펭귄. 이런 못생긴 펭귄은 뭐지...? 했더니 요즘 BTS급 인기몰이 중이라는 펭수란다. 네이버에 검색해봤다. 귀엽기보단 다소 난해한(미안해 펭수야 눈 때문에 처음엔 그렇게 느꼈어...) 펭귄 비주얼과 EBS 사장님을 연신 불러댄다는 이야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EBS 연습생으로 뽀로로와 BTS 를 만나기 위해 남극에서 한국까지 헤엄쳐 왔다고 한다. B급 설정에 웃음이 나왔다. 이어서 유튜브에 펭수를 검색 후 아무 생각 없이 가장 최근 컨텐츠를 보았는데, 그것이 나의 펭덕질의 시작이었다.


자이언트펭TV 컨텐츠 중 10번 돌려본 컨텐츠....


수능 응원 목적으로 업로드된 이 컨텐츠는, 수학교육과 입학을 꿈꾸는 학생과 펭수와의 데이트를 기록한 컨텐츠다. 학생의 꿈을 담담히 들어주고, 묵묵히 응원해주는 펭수의 모습,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힘들어도 힘내야 한다며 큰 덩치로 학생을 꼬옥 안아주는 펭수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더 나아가, 수학선생님의 꿈을 키워준 정승제 선생님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었다. 행복해하는 학생을 보며 그저 조용히 뒤에서 박수를 치는 펭수. 내가 수능 보는 것도 아닌데, 입시와 교육에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주책없이 왜 이렇게 울컥울컥했는지 모르겠다.



따뜻한 말 한마디






언젠가부터 습관적으로 했던 말이 "내 인생 살기도 힘들어"였다. 사회에서는 성장하는 직업인으로, 회사에서는 성과를 내야 하는 대리로, 가정에서는 기댈 수 있는 맏딸이자 아내로, 나에게 주어진 크고 작은 기대들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야 했다. 기대를 부흥해내기 위해, 더 나은 나로 성장하기 위해 주위의 많은 것들을 놓치며 살진 않았는지 생각했다. 무언가 고민에 빠진 친구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본 적 있었는지, 일에 지친 동료의 어깨를 토닥거려준 적 있었는지 하고 말이다.





주위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펭수 같은 마음이 내 안 어딘가에 조금은 남아있지 않을까?



'찐' 행복



혼자 사는 인생보단, 함께 사는 인생이 더 즐겁다. 혼자 일하는 것보다 함께 일해야 더 시너지가 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혼자 삭히는 것보단 누군가에게 털어놓아야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긴다.

하지만 힘이 들 때면 이 모든 생각들이 사라져 버리고 그저 무인도에 혼자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 빼고 다 행복한 것 같은 이기적인 마음까지 든다.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봤을 때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펭수.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닌 우리 모두의 행복을 꿈꾸는 순수함을 가진 펭수.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가족이, 내 친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었던 적이 있었는데 어느덧 우리의 꿈은 돈 많은 백수, 로또 당첨 같은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되어버렸을까.





혼자가 아닌 함께 있을 때 더 행복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다짐하고 또 다짐하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는, 펭수처럼 넓은 마음을 가진 내가 되고 싶었다.



자기애(愛)





펭수를 보면 마치 제2의 열정윤호를 보는 느낌이 든다. 연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외치는 펭수는 BTS급 우주대스타를 꿈꾸는 연습생답게 에너지로 넘친다.


에너지 넘치는 펭수에게는 자기애와 자기 확신이 있다. 구독자 1명이던 1화 컨텐츠부터 어린 초등학생들 앞에서 당당하게 랩을 쏟아내고, 구독자 100만명을 이뤄내겠다는 자신감 넘치는 펭수였으니까.





"난 못할 것 같아"라는 막연한 불안감에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지난 시간들. 펭수는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자기 확신에 가득 찬 자신감을 보여준다. 뻔한 말이지만 말하다 보면 이뤄진다고 했던 것처럼 펭수는 구독자 1명에서 어느덧 66만이 넘는 구독자를 만들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존재가 되었다. 먹방, 겜방 등 킬링 타임용 컨텐츠가 쏟아지는 유튜브에서 펭수가 성공하게 된 것은 펭수, 그리고 펭수와 함께하는 제작진들의 자기 확신과 꾸준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잘하는 게 분명 있을 거라고 이야기하는 펭수를 보며, 앞으로의 나도 잘하는 일을 찾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펭수와 함께 하다 보면 펭수의 긍정 기운을 받으며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생각이 가득해진다.




펭수를 통해서 내 안에 가려져 있던 나를 알게 되고,

펭수를 통해서 앞으로 만나지 못할 뻔한 내 모습을 기대하게 된다.


오래오래 우리 곁에서 긍정적 기운을 가득 뿜어주길 바라며!

한동안 펭수 덕질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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