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쳤다'는 말은 끝까지 갔다는 말이다. 동시에 바닥을 쳤다는 일은 그 이하로 더이상 나빠질수 없다는 뜻이다. 끝까지 갔다, 더 이상 갈 데가 없다, 앞으로는 그보다 더 좋은 일만 있을 것이다, 더이상 나빠질수 없다. 그러므로 '바닥을 친다'라는 것을 바로 뒤집으면 희망이 시작되는 순간이 된다. 마음의 바닥은 희망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바닥에 누워 천정을 본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 차가운 느낌이 등으로부터 전해져 온다, 차가운 느낌이 좋다. 마침 천정은 몽고의 게르 천장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둥근 천장 때문만은 아니다. 바닥에 누우니 몸이, 마음이 편안해져 온다. 몸이 바닥에 닿은 느낌, 모든 걸 다 내려 놓을때 바닥에 온전히 가 닿을 수 있다. 아니 바닥에 몸을 누이니, 모든 것이 내려놓아지는 느낌이 든다. 아직 모든 걸 내려놓지 못했는데 바닥이 나를 받아준다.
바닥은 몸에 전해주는 위로이다. 지금 그대로 괜찮다는 위로이다. 편안함이다. 바닥의 편편함이 내 몸의 굴곡을 다 받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