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무비 2>

시리즈만의 신선함을 잃어버린, 아쉬움 가득한 속편.

by 뭅스타

19.02.07. @CGV오리


자막을 해주는 곳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 오리까지 가서 관람한 오늘의 영화 <레고 무비 2>. 2014년 개봉한 <레고 무비>부터 두 편의 스핀오프 <레고 배트맨 무비>와 <레고 닌자고 무비>까지 무척 재미있게 관람한 만큼 오래 전부터 한참을 기다려 온 이 영화는, 이 시리즈가 더이상 이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을 불러모으는 작품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충분히 보는 재미가 있긴 했지만 전편에 비해선 그 어떤 장점도 찾기 힘든 영화였다고 할까.

에밋의 아이디어로 세상을 구한 후 5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어마무시 장군에게 납치된 루시와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시스타 행성으로 떠난 에밋의 여정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계속되는 외계인의 공격으로 아포칼립스버그를 맞이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긍정의 마인드로 살아가던 에밋은 의문의 터프가이 렉스를 만나며 점점 강인한 모습으로 변모해가며 친구들을 구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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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처음 <레고 무비>가 나왔을 때부터 예상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세 편의 영화를 거치며 이 시리즈는 더이상 <레고 무비>만의 독특한 재미를 안겨주지 못한다. 이전에 본 적 없던 신선함으로 충격을 안겨준 1편이나 배트맨의 외로움을 깊게 다룬 <레고 배트맨 무비>, 주인공 일행들의 여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쏠쏠한 재미를 안겨준 <레고 닌자고 무비>에 비해 이 영화 <레고 무비 2>는 더이상의 참신함이나 독특함 없이 산만함만을 안겨주고 만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세계관을 이상하게 키워내면서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고 갈등이 해소되는 종반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그저 조잡하게만 느껴진다는 점이다. 새롭게 등장한 (번역 이름이 참 당황스럽기만 한) 어마무시 장군이나 제멋대로 여왕을 비롯한 시스타 행성의 비주얼이나 그들을 주축으로 한 갈등은 내내 판을 희한하게 키운 것같은 산만함만을 안겨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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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마냥 낮지만은 않은 3점을 주는 것은 다소 전형적이고 전편의 답습처럼 느껴질지라도, 결말의 마무리가 깔끔한 재미와 약간의 감동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물론 개연성을 따지고 들면 할 말이 없지만 대체 어떻게 끝날지 감이 안 잡히던 영화가 모든 갈등을 끝맺는 엔딩의 한 방은 이전까지의 아쉬움을 꽤나 상쇄시켜준다.

더불어 이 시리즈의 최대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 매력적인 OST의 향연 역시 이번에도 제대로 빛을 발한다. 시리즈의 테마곡이라고 할 수 있을 'Everything Is Awesome'의 기가 막힌 리믹스부터 도저히 자리를 뜰 수 없게 만드는 엔딩크레딧의 'Super cool'까지,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극장에서 볼 가치가 충분했던 시리즈의 매력은 다시 한번 그 진가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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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보기엔 충분한 재미를 안겨주는 영화처럼 보인다. 다만 이런 영화를 창조해낸 아이디어에 감탄하게 만들었던 1편과 충분히 신선한 재미를 안겨준 두 편의 스핀오프에 비해서는 몇 단계 퇴보하고 만 듯한 아쉬움을 안겨주고 만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과연 앞으로 이 시리즈의 다음 영화가 나오면 그때도 극장에서 봐야만 할까 하는 의문을 남기는 한편, 그럼에도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주역 브루클린 프린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던 것만큼은 무척이나 반갑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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