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포핀스 리턴즈>

1964년작에 비해선 모든 면에서 아쉽기만 하다.

by 뭅스타

19.02.14. @CGV평촌


며칠 전 1964년작 <메리 포핀스> 예습까지 마치며 준비를 단단히 했던 그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를 오늘의 영화로 관람했다. <메리 포핀스>의 감성을 그대로 재현해냈다면 도저히 싫어할 이유가 없을 것 같았던 이 영화는, 아쉽게도 때로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남겨둘 때 더 좋은 경우도 있단 것을 물씬 느끼게 해주고 말았다.

전편에 어린 꼬마였던 마이클이 세 아이의 아빠가 될 만큼의 시간이 흐른 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집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마이클 가족 앞에 메리 포핀스가 다시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특유의 까칠함과 사랑스러움을 간직한 채 돌아온 메리 포핀스는 마이클의 세 자녀에게 마법의 세계를 경험시켜주며 과거의 마이클과 제인에게 그랬듯, 아이들을 한 단계 성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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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발전된 그래픽과 화려한 영상미로 돌아온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메리 포핀스와 아이들이 욕조에서 독특한 세계로 빠져들어가는 초반부터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후 도자기 속으로 들어가 2D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만나는 시퀀스나 위아래가 뒤집어진 사촌 톱시의 방에서 벌어지는 광경 또한 제법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제목에도 등장하는 만큼 메리 포핀스가 얼마나 매력적인가가 가장 관건이 될 이 영화에서 줄리 앤드류스에 이어 메리 포핀스를 연기한 에밀리 블런트는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 최적의 연기를 선보인다. 국내에 그녀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엣지 오브 투모로우>나 <시카리오> 등과는 전혀 다른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그녀의 활약은 영화 내내 무척 인상적으로 펼쳐지며, 린-마누엘 미란다와 벤 위쇼를 필두로 한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 또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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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쉽게도 이 영화만의 특별한 개성이나 두드러지는 감흥은 크게 다가오지 못하고 만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체감 상 1964년작부터 뮤지컬 넘버가 더욱 많이 등장하는 것 같은 이 영화에서 상영관을 나선 후에도 귓가에 맴도는 멜로디는 없다는 점이다.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The Place Where Lost Things Go'를 비롯해 'A Cover Is Not The Book', 'Trip A Little Light Fantastic' 등의 곡이 나름 인상적으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1964년작의 OST와 비교했을 땐 다소 밋밋하게 다가온다.

또한, 1964년작에서는 메리 포핀스가 가정을 소홀히 하는 가장 조지 뱅크스에게 깨달음을 안겨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한 것과 달리 이 영화는 메리 포핀스가 꼭 등장했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만큼 그녀와 세 자녀가 떠나는 환상적인 세계와 중심 이야기간의 괴리가 조금은 크게 느껴진다. 더불어 후반으로 향할수록 스토리가 조금은 지나칠 정도로 유치하고 허술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지난 해 개봉한 <패딩턴 2>나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를 관람하면서는 조금은 허술한 스초리도 사랑스럽게 다가왔던 것을 생각했을 때 이를 타겟층에 따른 불가피한 유치함이라고 포장하긴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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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등장하는 두 자녀 제인과 마이클이 어른이 되어 다시 등장하고 기본적인 플롯도 꽤나 유사한 만큼 확실히 전작을 관람하고 봤을 때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영화임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결국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엔 일종의 의무감으로 다급하게 전작을 관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굳이 애써 그런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저 줄리 앤드류스의 <메리 포핀스>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자 메리 포핀스가 또다시 돌아오지는 않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물씬 갖게 만드는 영화였다고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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