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드는 신예 감독의 당찬 첫 단추.

by 뭅스타

19.02.19. @CGV평촌 - CGV아카데미프리미어


개봉작에 기획전, 그리고 재개봉작까지. 간만에 볼 영화가 넘쳐나는 이번 주의 첫 영화로 시얼샤 로넌과 마고 로비가 주연을 맡은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를 관람하였다. 아직 정확한 개봉 시기도 안 잡힌 상황에서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미리 만난 이 영화는, 평이 다소 엇갈리는 것과 달리 나에겐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영화는 스코틀랜드의 유일한 왕위 계승권자인 메리가 프랑스에서의 결혼 생활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온 16세기 중반을 배경으로 한다. 개신교가 장악한 상황에서 가톨릭 교도인 메리가 스코틀랜드를 통치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세력자들은 그녀를 경계하며 왕위를 차지하기 위한 계략을 꾸미고, 이는 잉글랜드의 여왕 엘리자베스와의 첨예한 갈등으로 이어진다.


당시의 상황을 몇 줄의 자막으로 요약하는 오프닝부터 단숨에 흥미를 유발한 영화는 이후 스코틀랜드의 메리와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가 기 싸움을 거듭하며 대립하는 과정을 인상적으로 그려낸다. 배경 지식이 부족했던 터라 초반부엔 인물들의 상황을 따라가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영화는 이내 등장하는 인물들 개개인의 특색을 부각시키며 스토리에 빠져들게 만든다.

한편, 영화는 머지 않아 메리와 엘리자베스 간의 대립보다 그 자리를 뺏기 위해 계략을 꾸미고 틈틈이 왕좌를 노리는 이들과 메리의 갈등을 중점적으로 그려낸다. 그 과정에서 엘리자베스의 비중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 다소 당황스럽기는 하나, 권력을 탐하는 이들에게 냉철하게 맞서는 메리의 모습은 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꽤나 쏠쏠한 재미와 긴장을 선사한다.


영화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인데, 그녀만의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잘 쌓아오고 있는 시얼샤 로넌과 <아이, 토냐>를 기점으로 한 단계 도약한 듯한 마고 로비는 그들의 존재감만으로 극을 압도할 만큼의 활약을 보여준다. 조연들 또한 각자가 맡은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내는데, 특히 <덩케르크>로 잘 알려진 잭 로던의 호연은 무척 두드러진다.

결국 영화의 호불호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연출 때문으로 보이는데, 20년이 넘는 시기를 압축해서 그려내고 있는 이 영화에서 스토리가 다소 평이하다는 것은 확실한 단점으로 다가온다. 분명 때때로 극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극적인 상황을 극적으로 보이지 않게 그려내기도 하니, 긴 시간을 두 시간 여로 압축한 것은 다소 역부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영화보다 드라마에 더욱 어울리는 소재이자 드라마로 다뤘을 때 더욱 탄탄하게 그려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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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인물들의 심리 묘사나 음악, 촬영, 미술 등은 제법 인상적으로 다가와 러닝타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며, 이 영화로 장편 감독으로 입문한 조지 루크가 앞으로 보여줄 영화 세계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의의를 남기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만, 제목부터 비중까지 철저히 메리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영화를 보면서 그녀보다는 엘리자베스에게 더욱 마음이 가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듯하며, 역사적 기록보다 여성과 남성의 이분법적 대립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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