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영화에서 기대하는 재미와 감동만큼은 충분히 선사한다.
19.02.24. @CGV평촌
상영 시간대가 극악인 탓에 오랜만에 아침 8시대 회차로 관람한 오늘의 첫번째 영화 <크리드 2>. (뭐, 1편은 직행해버린 판에 극장 개봉을 하는 게 어디냐 싶긴 하지만.) 그 옛날의 <록키> 시리즈는 비록 한 편도 보지 못했지만 아쉬운 대로 <크리드> 1편이라도 예습하고 관람한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가 갖춰야 할 재미와 감동을 고루 안겨주며 아침 일찍 관람한 보람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었다.
영화는 전편의 아쉬운 패배 이후 발전된 기량을 발휘하며 헤비급 챔피언을 따낸 크리드가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반 드리고의 아들 빅터와의 시합을 받아들이며 펼쳐지는 링 위의 대결을 흥미롭게 그려나간다. 빅터 역시 록키에게 패배한 아버지의 한을 씻기 위해 악착같이 연습에 매진한 만큼, 그 누구도 물러서지 않는 둘의 대결은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굉장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어쩌면 제목부터가 <크리드>인 만큼 이미 영화의 결말을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그만큼 그 결말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그려내느냐가 관건인데, 영화는 이를 충분히 인상적으로 풀어내 둘의 대결이 펼쳐지는 클라이맥스에 이르기까지의 전개도 내내 흥미를 유지한 채 지켜보게 만든다.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이끌려 사랑하게 된 크리드와 비앙카의 관계가 집중적으로 펼쳐지는 중반부는 스포츠 액션 영화가 가족 드라마로 변모한 듯한 인상을 안겨주기도 하는데, 조금은 잔잔하고 느릿하게 펼쳐지는 만큼 다소 루즈하게 느껴질 수 있을 이 중반부의 과정도 캐릭터 저마다의 매력을 부각시키며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에 생각보다 진한 후반부의 감동이 더더욱 크게 밀려오기도 한다.
전편에서도 극의 활력을 더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 OST의 활용 역시 이번에도 꽤나 돋보이는데, 영화 중간중간 펼쳐지는 강렬한 리듬의 힙합 음악은 영화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더불어 영화는 안 봤어도 누구나 아는 <록키>의 메인 테마곡이 전편에 이어 계속해서 변주되어 삽입되기도 하는데, 그 테마곡이 제대로 귀를 사로잡는 클라이맥스의 순간은 자연스레 온몸에 소름을 돋게 만든다.
한편 링 위의 싸움이라는 것이 결국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크리드 못지 않게 절박한 이유로 경기에 참여한 드라고의 사연은 그에게도 크리드 이상으로 마음을 쓰게 만든다. 물론 영화 중간중간 그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을만한 시퀀스가 몇 번 삽입되기는 하나, 크리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영화에서 자연스럽게 드라고를 절실하게 대결에 임하는 존재가 아닌 크리드가 쓰러뜨려야만 하는 상대로 인식하게 만드는 연출은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쨌든 기대했던 것만큼은 전편보다도 더욱 충분히 충족시켜 준 영화였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편이 두 세대 간의 공존을 그렸다면, 이전 세대는 머물고 새로운 세대가 중심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후반부가 안겨주는 여운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영화였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역시 스포츠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제맛이라는 걸 제대로 느끼게 해주기도.
ps. 이 영화는 보고 싶은데 전편을 다 챙겨봐야 하는가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면, 어떤 글을 보고 제가 했던 것처럼 <크리드> 1편은 챙겨보되 <록키> 시리즈는 시간이 안 될 경우 록키, 크리드와 드라고의 시합이 펼쳐지는 4편의 줄거리만이라도 미리 찾아보고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