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폐해만큼은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왠지 B급 영화 같은 국내 제목과 포스터 때문에 두렵기도 했으나 꽤나 좋았던 해외 평을 믿고 관람한 <언프리티 소셜 스타>. 이른바 SNS의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 영화는 마냥 가볍기만 할 것 같은 예상과 달리 제법 씁쓸하고 때로는 무섭기까지 한 설정들을 통해 독특한 개성을 갖춘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여러 면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만족스러운 관람이 되었달까.
영화는 꿈도, 직업도, 친구도 없이 인스타그램 피드를 구경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는 잉그리드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20만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SNS 스타 테일러를 알게 된 잉그리드는 그녀와 친구가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무작정 테일러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로 향한다. 테일러의 인스타그램 속 장소를 추적하다 드디어 그녀와 만나게 된 잉그리드는 자연스레 친목을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결국 그녀의 바람대로 테일러와 둘도 없는 친구로 발전하게 된다.
오프닝부터 잉그리드가 이전에도 SNS로 알게 된 누군가와 그녀 나름대로는 깊은 우정을 나눴다는 것을 암시하며 시작하는 영화는, 잉그리드가 테일러와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을 섬뜩하면서도 흥미롭게 그려나간다. 테일러의 반려견을 고의로 납치한 후 찾아준 척 돌려줌으로써 그녀와 대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하고 테일러의 취미부터 취향까지 그 모든 것을 따라 하려고 애쓰는 등 도 넘은 집착을 보이는 잉그리드의 행동은 상당히 무섭게 느껴진다. 특히 테일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점점 거짓말에 거짓말을 보태게 되며 그녀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는 과정은 무서움 속에 씁쓸함까지 선사한다.
결국 처음의 의도부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이르기까지 어딘가 불안하기만 했던 잉그리드는 머지않아 큰 위기를 맞이하고 만다. 새로운 누군가가 테일러의 삶에 끼어들 때마다 극도의 질투를 느끼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잉그리드의 SNS 스토킹이 결국 언젠가 끝을 맺고 말 것이란 사실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후반부 모든 것을 잃은 잉그리드의 독백은 무척 씁쓸하고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녀 스스로도 거짓에 거짓을 더하는 그녀의 삶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어도 이를 고칠 수 있는 방법도, 고칠 수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는 잉그리드의 대사는 어쩌면 지금의 SNS 사회에서 그녀 같은 누군가가 분명 존재할 것이란 생각에 더더욱 쓸쓸한 무언가를 선사한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꽤나 흥미롭게 다가오지만 한편으론 몇몇 설정은 조금은 지나칠 정도로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잉그리드와 테일러의 오빠 니키 사이의 대립이 다뤄지는 후반부의 사건이 바로 그것인데, 이전까지는 특별히 튀는 것 없이 무난하게 다가오던 영화가 이 설정에 이르러서는 '저건 조금 과하지 않나' 하는 일종의 무리수를 던지는 것처럼 느껴졌달까.
그런 가운데서도 각각의 매력이 두드러지는 캐릭터들의 활약은 인상적이다. 특히 한없이 섬뜩하면서도 한편으론 무척 측은하게도 느껴지는 주인공 잉그리드를 소화한 오브리 플라자의 그녀만의 매력을 물씬 느끼게 해주는 연기는 그녀의 이름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며 엘리자베스 올슨, 오셔 잭슨 주니어, 빌리 매그너슨 등 주조연 배우들의 활약도 꽤 두드러진다.
SNS를 보면서 타인의 일상이 부럽고 본인은 불행하다고 느끼게 되면서 우울함을 겪는 증상을 일컫는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난 만큼 행복한 일들만 가득한 SNS 속 세상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고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이들이 늘어난다면 이 영화 속 잉그리드 같은 인물도 점점 늘어날지 모른다. 그저 SNS 세상은 SNS 세상일 뿐, 자신은 그보다 더욱 풍요롭고 보람찬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