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스패로>

제니퍼 로렌스, 그녀의 압도적인 존재감만으로도.

by 뭅스타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 연출,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범죄 스릴러 <레드 스패로>를 관람했다. 평이 썩 좋지만은 않은 데다 러닝타임마저 긴 탓에 숱한 고민 끝에 관람한 이 영화는, 생각했던 것보다는 140분의 러닝타임 내내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가 펼쳐지며 꽤나 흥미롭게 다가온 작품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영화는 볼쇼이 발레단 소속의 재능 있는 발레리나 도미니카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더 이상 무대에 오를 수 없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오프닝부터 제법 강렬하게 시작되는 영화는, 도미니카가 몸이 안 좋은 엄마의 간병을 위해 러시아 정보국 고위 간부이자 그녀의 삼촌인 반야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러시아의 비밀 정보 요원 '레드 스패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특출 난 재능을 보인 그녀는 조직 내에 숨어있는 첩자를 잡기 위해 미국 CIA 요원 네이트에게 접근하라는 명령을 받게 되고 이때부터 그녀의 위태로운 스파이 생활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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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영화는 140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불구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와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연출로 영화에 빠져들게 만든다. 레드 스패로를 양성하는 학교의 교육 과정은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이후 부다페스트, 비엔나, 런던 등을 오가며 펼쳐지는 도미니카, 반야, 네이트 세 인물 간의 팽팽한 대립과 관계는 기대 이상으로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들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정점에 다다르는 동시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후반부는 상영관을 나서는 마지막까지 영화를 깔끔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무엇보다 감히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이 영화의 최대 매력 포인트는 다름 아닌 제니퍼 로렌스이다. 한 평생 발레만을 바라보고 살던 도미니카가 엄마의 안위를 위해 실로 위험천만한 작전을 수행하는 레드 스패로로 거듭나는 과정, 그러면서도 마치 내면의 아픔을 애써 숨기려는 듯한 차갑고도 차가운 도미니카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너무나도 새삼스럽게도 그녀가 얼마나 뛰어난 배우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어쩌면 다소 황당하게만 느껴질 수 있을 영화의 스토리에 내내 몰입하고, 도미니카라는 인물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하게 만드는 것 역시 오롯이 그녀의 훌륭한 캐릭터 소화 능력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렇게 그녀의 활약이 그 누구보다 돋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양국을 대표하는 두 캐릭터를 연기한 조엘 에저튼과 마티아스 쇼에나에츠를 비롯해 비록 적은 분량에도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 제레미 아이언스와 샬롯 램플링 배우의 연기 역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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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미 닳고 닳은 스파이 범죄물임에도 불구 제법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한편 러닝타임을 조금 더 줄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결말까지 다 보고 나면 중반 이후의 전개에 비해 초반부에 다소 불필요한 사족이 많았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모든 갈등이 종결된 후의 엔딩 역시 '여기서 끝내면 딱 좋겠다' 하는 시점에서 조금 더 나아가고 만다. 그렇다 보니 결국 도미니카라는 인물에게, 그리고 전반적인 이 영화에 얼마나 매력을 느끼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우려는 충분히 있어 보인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아카데미의 신데렐라로 우뚝 섰던 시기 전후로는 그야말로 호평 일색의 영화에만 출연했던 것에 비하면 <조이>, <패신저스>, <마더!> 등 최근 출연작은 호불호가 극명히 갈린다는 점은 다소 안타깝기도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가 어떻든 매 작품마다 그녀만의 남다른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는 제니퍼 로렌스의 행보는 앞으로도 주저 없이 지켜보지 않을까 싶다. 아, 참고로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인 이유는 다소 선정적인 동시에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잔인하고 폭력적이기 때문인 만큼 관람 전에 이 점 유의하시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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