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플레이스>

대사의 부재를 말끔히 채워 넣는 사운드의 활용.

by 뭅스타

북미 개봉 이후 뜻밖의 거센 흥행세를 이어오고 있는 이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소리 내면 죽는다'는 신선한 설정이 극도의 긴장감을 자아낸, 제법 인상적인 한편의 호러물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과연 로튼토마토 지수 96%를 기록할 만한 정도인가에 대해선 다소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줄거리에 대해 언급을 하기엔 지난해 개봉한 <겟 아웃> 이후 또 한 번 대체 어디까지 말해야 하나 굉장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겟 아웃>과 마찬가지로 예고편에서조차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 혹은 주요 설정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기 때문. 정말 간단히, 예고편에도 등장하는 부분만 갖고 이야기하자면 소리를 내면 무엇인가에 게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살아가는 가족의 위태로운 사투를 그리고 있는 영화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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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밖에 되지 않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사건이 긴박하게 벌어지고 이것이 어떤 식으로든 해소되어야 하기 때문에 영화는 전후 사정에 대한 설명을 과감히 생략한다. 그 '무엇'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떤 이유로 인간들을 공격하게 되었는지, 주인공 가족은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등등 어쩌면 스토리 진행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서론'을 생략해버린 채 바로 본론으로 접어든다고 할까. 그런 점에서 자칫 굉장히 불친절하게만 느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혹은 '어떻게'의 과정 없이 바로 핵심을 향해 나아간 연출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그 이유는 다른 생각할 새도 없이 밀어붙이는 90분 간의 숨 막히는 전개가 그 자체로 굉장한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화는 앞서 언급했듯이 등장인물들이 생존을 위해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기발한 발상에서 출발한다. 주요 네 캐릭터가 입 밖으로 내뱉는 대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극히 적으며 대부분의 장면에서 그들은 수화로 소통한다. 이렇게 인물들 간의 대화는 철저히 배제됨에도 이 영화가 엄청난 긴장감을 자아내는 데에는 소름 끼칠 정도로 귀를 자극하는 음향 사운드의 역할이 가장 두드러진다. 대사의 부재를 긴장감을 조성하는 사운드와 음악으로 충분히 꽉꽉 채워주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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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후반부 30여 분간의 전개가 선사하는 극한의 긴장감은 상대적으로 밋밋한 중반부의 아쉬움을 충분히 잊게 해준다. 살아남기 위해 숨 죽인 채 움직이는 등장인물들 저마다에게 변수가 생기고, 이로 인해 크고 작은 위기를 연이어 맞이하게 되는 후반 시퀀스는 등장인물들과 함께 덩달아 숨 죽인 채 관람하게 될 만큼 굉장한 몰입감을 자아낸다. 어떤 면에서는 1993년작 <쥬라기 공원>의 여러 장면들 중 가장 극한의 서스펜스를 자아냈던 후반부 랩터 두 마리가 들이닥친 주방 시퀀스가 몇십 분 간 계속 이어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무척이나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한달까.


드라마 [오피스]를 시작으로 <프라미스드 랜드>, <13시간> 등의 작품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존 크래신스키는 주연은 물론 연출까지 맡은 이 영화에서 감독으로서의 재능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여기에 <엣지 오브 투모로우>, <걸 온 더 트레인> 등을 통해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 에밀리 블런트와 <원더>에서 어기의 든든한 친구 잭 윌을 연기한 노아 주프, 곧 개봉 예정인 <원더스트럭>에서도 좋은 연기를 펼쳤다는 밀리센트 시몬스까지 주축이 되는 배우들 저마다의 활약 역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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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러닝타임도 90분밖에 되지 않으니 짧은 시간 안에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고 싶은 이들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관람하기를 적극 추천하고 싶은 영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 과감히 생략된 서론에 대한 궁금증이나 조금은 급작스럽게도 느껴지는 엔딩의 당황스러움을 잠시 내려놓는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만한 작품이라는 생각과 함께, 앞서 말했듯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사운드가 좋은 상영관에서 관람하시기를 한번 더 추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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