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아마도 전무후무할, 개성만점 로맨틱 코미디.

by 뭅스타

어떤 내용인지 전혀 찾아보지 않은 터라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안고 관람한 이 영화 <내 이야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도 만족스럽고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디였다. 지난주 관람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에 이어 요새 개봉하는 일본 영화들이 취향을 너무나 제대로 저격해주어 굉장히 행복하다는 사족과 함께.

영화는 남자들에겐 인기가 상당하지만 우락부락한 인상 탓에 여자들에겐 영 인기가 없는 소년 타케오가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옆 학교 여학생 린코를 좋아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린코 역시 훤칠한 외모를 자랑하는 친구 스나카와를 좋아할 것이라 굳게 믿는 타케오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린코와 스나카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애를 쓰고 이렇게 둘도 없는 단짝 타케오와 스나카와, 그리고 그들 곁을 맴도는 린코의 이상한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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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만큼 영화는 곳곳에서 만화 같은 설정이 펼쳐진다. 타케오의 터프한 성격을 강조하는 과도한 클로즈업이나 사랑에 빠진 타케오의 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독특한 음악의 활용이 그 예. 어쩌면 또래에 비해 외형적으로나 성격으로나 그 개성이 너무나도 튀는 타케오 자체가 지극히 만화적인 설정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이러한 만큼 자칫 하면 그저 유치 찬란하고 허무맹랑하게만 느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의외로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영화의 가장 큰 힘은 단연 캐릭터들의 매력이다. 외모부터 단숨에 시선을 잡아끄는 주인공 타케오는 남들에게 무척 친절하면서도 자신의 사랑에는 영 서툰, 그렇기에 어딘가 한껏 귀여워 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성격 탓에 상영관을 나설 땐 누구나가 그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만 같다. 그의 마음에 쏙 들어온 여자 린코 역시 적극적이면서 주체적인 성격의 여성 캐릭터로서 큰 매력을 발산하며 없어서는 안 되는 또 다른 캐릭터 스나카와 역시 타케오와 진한 우정을 이어오는 캐릭터로서 적잖은 매력을 선사한다. 이 주요 세 캐릭터를 연기한 스즈키 료헤이, 나가노 메이, 사카구치 켄타로 배우의 캐릭터에 잘 스며드는 연기는 각각의 캐릭터 저마다의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며 특히 타케오를 연기하기 위해 40일 만에 30kg를 찌웠다는 스즈키 료헤이의 열정은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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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로맨스 영화와 차별화되는 스토리도 큰 재미를 선사한다.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중심이 되는 로맨틱 코미디가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두 남자의 삼각관계가 중심이 된다고 했을 때 이 영화의 경우 자신은 여자에게 사랑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 남자 주인공이 그가 그토록 좋아하는 여자가 둘도 없는 친구와 잘되기를 응원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전에 보지 못한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더욱 흥미진진한 건 여자 주인공 린코가 바로 그 남자 주인공 린코를 좋아한다는 점인데,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이를 말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두 인물의 모습은 조금은 답답하고 속 터지면서도 그 몽글몽글한 감정에 몰입하게 만든다.

결국 어떻게 끝맺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계속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특히 누군가를 남몰래 짝사랑해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질 만한 후반부의 어떤 시퀀스와 바로 그 직후 펼쳐지는, 타케오가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시퀀스는 무척 사랑스러운 연출 덕에 더더욱 감동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웃음으로 시작해 감동으로 끝맺는 과정 자체는 여타 로맨틱 코미디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 속의 스토리가 선사하는 재기 발랄함과 신선함은 분명 남다르게 느껴지는 영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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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적인 연출 자체는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지 모르나 나에게는 최근 몇 년간 관람한 그 어떤 로맨틱 코미디보다도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다가온, 그래서 괜스레 더욱 애정을 쏟아주고 싶은 영화였다고 할 수 있겠다. 상영관만 충분히 확보된다면 개봉 이후 다시 한번 관람해 이 독특한 매력을 다시 한번 흠뻑 느끼고 오고 싶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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