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태나>

서부를 배경으로 현대의 미국 사회를 꼬집다.

by 뭅스타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몬태나>를 관람하였다. <크레이지 하트>, <아웃 오브 더 퍼니스> 등을 연출한 스콧 쿠퍼 감독이 내놓은 이 서부극은 서로를 적대하던 이들이 결국 손을 맞잡고 나아가기까지의 멀고도 먼 여정을 담담하고 차분하게 풀어나간다.


영화의 스토리는 1892년의 미국 멕시코주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상부의 명령에 따라 수많은 인디언들을 사살 혹은 포획해오던 조셉 대위는 그의 동료들을 무참히 살해한 일생일대의 적 옐로우호크를 1000마일 떨어진 몬태나주까지 안전히 후송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당장이라도 죽일 수 있을 정도의 증오심을 품고 있던 조셉은 영 내키지 않는 그 명령을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되고 이렇게 두 진영의 사람들이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와중에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잇따르게 된다.


sdfsdf.jpg


무척 평화로워 보이던 한 가족이 인디언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오프닝 시퀀스부터 단숨에 시선을 잡아끄는 이 영화는 130분의 러닝타임 동안 조셉 대위를 주축으로 하는 일행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는 듯한 생생함을 선사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서로의 동료를 살해해야만 했던 조셉과 옐로우호크, 이 두 적대자가 함께 여정을 해야만 한다는 설정은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을 자아내며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하게 만든다.


이들의 여정은 남편과 자식들을 잃은 여인 로잘리가 합류하며 분위기를 달리 한다. 가족을 잃은 그녀에 대한 연민을 동일하게 느끼는 조셉과 옐로우호크 일행은 이후 다른 부족들의 무차별 공격이 펼쳐지면서 이윽고 화합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적대자였던 조셉과 옐로우호크는 적들의 공격을 피해 무사히 여정을 끝마친다는 공통의 목표로 의기투합하며 이러한 전개에는 그들의 관계 중간쯤 위치하는 제3자 로잘리의 역할도 크게 한몫한다.


dsfsdfsdfs.jpg


미국의 서부극을 관람할 때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마치 고전 서부극이 그러했듯 새롭게 그 땅에 발을 디디게 된 미국인들을 '선'으로, 그들에 의해 터전을 잃게 된 인디언들을 '악'으로 그려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는 그렇게 이분법적인 선악 구조 대신 19세기 후반 서부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의 미국 사회에서 놓치기 쉬운 자기반성, 혹은 용서의 메시지를 내포한다. 그런 점에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존 포드 감독의 <수색자>를 연상케 하면서 메시지자체는 지난해 개봉한 <윈드 리버>를 떠올리게도 하는 영화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 보이기도 한다.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 조셉을 연기한 크리스찬 베일은 그 특유의 중후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몰입감을 더하며 가족을 잃은 미망인 로잘리를 연기한 로자먼드 파이크 역시 <나를 찾아줘> 이후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조셉과 대비되는 인물 옐로우호크를 연기한 웨스 스투디를 비롯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벤 포스터부터 제시 플레먼스, 폴 앤더슨 등 조연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또한 인상적이다. (혹시나 그의 비중을 기대하고 관람하는 이들이 있을까 이야기하자면 영화에서 티모시 샬라메의 비중은 무척이나 적다.)


erwerwe.jpg


결론적으로 서부의 황량함을 고스란히 담아낸 분위기 속에서 과거의 부끄러운 미국 역사를 돌이켜보게 만드는 성찰적 메시지만큼은 제법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다만 중후반에 이르면 극의 전개가 유사 구조의 반복처럼 느껴지는 데다 영화의 결말 역시 결국은 전형적으로 끝을 맺는 만큼 오프닝의 강렬함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콜럼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