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의 디테일
네가 지금 착각하는 게 있는데, 예비 시어머님한테 귀염 받는 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는 게 중요한 거야. 사실 넌 게임 이론을 연구하는 엄청 똑똑하고 세련된 교수자나. 그런 모습을 보여주란 말이야.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인정은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일이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나보다, 상대방이 바라는 나의 ‘상’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인정을 최우선 가치로 둔 삶의 중심엔 내가 없다.
인정은 내게 꽤나 큰 욕구 중 하나였다. 인정을 받아야 내가 비로소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듯했다. 가족, 친구, 상사, 동료 등 나를 둘러싼 모든 이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진짜’ 나 보다 그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의 나를 좀 더 보여주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내가 나를 좀 더 소중히 다루고 채우고 인정해주게 되면서, 나는 예전보다 타인의 인정을 그리 갈구하지 않게 됐다. 누군가의 인정을 받는 일은 여전히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인정받지 못해도 뭐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인정받지 못해도 괜찮다. 내가 나로 존중받을 수 있다면 내가 나를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내 삶은 충분히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