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쇼핑
6주 플랜을 다 채우지 않았는데 옷이 커서 맞는 게 없었다.
살이 빠지는 것을 기대하고 시작한 것보다 몸이 좋아지기를 기대했는데 다이어트는 덤으로 따라왔다.
아침마다 체중계 올라가는 게 재밌었다.
물론 덕분에 옷은 허리가 줄줄 내려오고 어떻게 그냥 입고 나갈 수가 없을 지경이라 쇼핑을 했다.
허리 사이즈만 줄어든 게 아니라 105 사이즈를 입던 건장한 남자가 100 사이즈로 호리호리해졌으니 머릴 끝부터 발끝까지 다 맞지 않았다. 심지어 팬티도 커서 못 입었다. 12kg이니 어린아이 한 명이 나간 셈이다.
쇼핑을 하며 바지 사이즈가 다시 돌아오면 안 된다며 남편하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허리 사이즈가 32였고 다시 쇼핑 갈 때는 29까지 갔으니 바지 고르기도 꼭 입어보고 사야 했다. 예전 같으면 건장한 남자 176cm 105 사이즈로 기본이면 어떤 옷이든 다 맞는 표준이었기에 옷을 이쁘면 사다 줬고 마네킹처럼 이쁘게 맞아 사다 주는 사람이 재밌었다.
이제는 100 사이즈로 젊은 아이들 옷들이 다 맞았고 슬림하고 젊은 정장부터 구입했다. 직장인이니 출근할 때 입어야 해서 몇 벌 안 샀는데 70만 원을 훌쩍 넘었었다.
남편은 옆에서 그만 사라고 하고 나는 옷이 없으면 서로 불편하기에 더 사고 싶었다.
그렇게 예전 입던 옷을 모두 버렸다.
신나게 버렸다. 미련 없이 버렸다.
그렇게 버리면서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지 말아야지의 다짐도 있었다.
남편은 옷을 새로 많이 산 그날을 기억하며 8년이 지난 지금도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예전에도 옷이 넘치진 않았지만 지금 우리 장롱은 사계절 부부 옷이 옷걸이로 모두 걸려있다. 옷과 이불 가방 심지어 배낭도 옷걸이로 걸려있고 우리 집에는 행거나 서랍장 그리고 리빙박스가 없다. 옷도 꼭 좋아하고 입을 것만 가지고 있다.
요즘 여름철에 움직임이 워낙 많아 살이 더 빠져 이젠 그만 말라도 되는데 이젠 살이 안 찌는 사람이 되었다.
사실 먹는 게 대식가였고, 많이 먹던 사람이 적게 먹는 게 습관화가 되어 어느 정도 먹다가 슬쩍 놓는다.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날씬하고 말랐냐고 묻지만 사실 관리하는 남자라고 말하면 다들 놀란다.
워낙 말라서 먹어도 안 찌는 사람인 줄 알았다고 말들은 한다.
내가 고무줄 몸매냐며 놀리기도 했었다. 먹는 대로 표가 나는 사람이었기에.
이제 남편이 워낙 말라서 내가 오히려 부러워하고 있다.
계속 계속 날씬할 거야? 좋겠다. 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