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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6. Breakfast

: 남는 빵으로 때우는 아침식사

by 한태경 Mar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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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에 일어나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 5시 50분까지 침대에서 미적거리다가 겨우겨우 준비를 하고 집에 나선다. 1시간 10분 뒤 가게에 도착할 때쯤이면 배가 고파 미칠 지경이 된다. 그리고 대부분 나의 시프트는 오전 근무이기에 이런 출근길을 1주일에 5일 반복한다.


한국에 있을 때는 아침을 챙겨 먹곤 했다. 그때만 해도 시리얼에 꽂혀있던 때라 삼시세끼 시리얼을 먹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아침도 시리얼을 챙겨 먹곤 했다. 시리얼 두 그릇을 먹고 집을 나서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캐나다에 오고 몽 피투에 취직한 뒤로는 아침밥보다 아침잠이 더 중요해져서 도저히 아침을 챙겨 먹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오전 오픈 준비를 끝내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가게에 있는 음식을 사 먹는 일이다. 음식이라고 해봤자 고작 가게에서 파는 샌드위치나 페이스트리지만, 직원 할인을 받는 재미가 쏠쏠해서 자주 사 먹는다. 아침에 내 손바닥만 한 더블 초콜릿 칩 쿠키 하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이제 막 세팅을 끝낸 커피 머신에서 에스프레소를 뽑아 만든 라테 하나를 들고 쿠키를 먹으면 배가 든든해진다.


가끔은 쿠키 하나로도 성이 안찰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직접 내 돈으로 주방에 주문을 넣어서 샌드위치를 주문한다. 몽 피투에는 병아리콩, 할루미 치즈, 칠면조 샌드위치와 더불어 베이컨과 계란 프라이가 들어간 브렉퍼스트 베이글, 연어가 들어간 베이글 등이 있는데 직원 할인을 받으면 50%까지 가격이 저렴해진다. 든든하고 맛있는 아침 식사에 7천 원 정도는 지불할 용의가 있어서 이 방법도 자주 써먹는다. 여러 가지 구인 공고를 찾아보다가 알게 된 건데, 대부분의 베이커리나 카페에서는 이런 직원 할인이 보편적인 것 같다.


내가 이렇게 아침을 보낸다는 얘기를 주방 친구 E에게 해줬더니 그냥 남는 빵이 있으니 그걸 주겠다고 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나는 내 돈을 몽 피투에 갖다 바치고 있었네. 다음날 가보니 E가 남는 빵을 한 바구니 가득 보여주면서 마음대로 집어가라고 했다. 나는 맨날 돈 주고 사 먹던 스콘이랑 뻉 오 쇼콜라를 손에 들고 E에게 땡큐, 땡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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