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 제발
이 글은 쉼, 휴식에 대한 주제의 글이다.
처음 이 주제를 받았을 때 조금 난감했다. 나는 사실 쉬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모든 시간이 전부 빡빡하게 스케줄이 있는 게 좋고, 바쁜 느낌을 즐긴다. 바쁜 일상이 계속되는 순간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기도 한다. 스마트폰 스케줄 앱에 일정이 가득 차서 알록달록하면 왠지 뿌듯하다.
일정 없이 혼자 보내는 날도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있는 시간을 못 견딘다. 유튜브, 넷플릭스, 브런치, 블로그 등 뭐든지 쉼 없이 보면서 콘텐츠를 소비한다. 그러다 보니 잠들기 아쉬운 밤과 깨기 싫은 아침의 연속을 살고 있다.
"잠은 죽어서 자면 되지!"
우스갯소리로 내가 종종 하는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잠에 미련이 아주 많은 사람이다.
잘 쉬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역시 잘 자는 것이 최고의 휴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잘 잔다는 것은, 피곤에 지쳐 침대에 누워서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기절했다가 일어나는 건 아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깨끗한 잠옷을 입고 포근한 침대에 누워서 이제부터 내가 자야지~라고 생각한 그 순간에 잠이 들어, 알람보다 너무 빨리도, 너무 늦지도 않게 상쾌한 몸 상태로 깨는 것이다. 알람을 굳이 맞추지 않아도 되는 날 이면 더 좋겠다.
그리고 좋은 꿈도 나쁜 꿈도 아무 꿈도 꾸지 않아야 한다. 가끔 이상한 꿈을 꾼 밤들이 지나고 나면 내가 잠을 잔 건지 잠이 나를 잔 건지 모르는 몽롱한 상태가 아침까지 계속된다. 제대로 된 잠을 자지 않고 단순히 침대에 오랜 시간 꼼짝 마! 상태로 누웠다가 일어나면, 벌을 받은 거나 다름없는 찌뿌둥한 몸을 느낄 수 있다.
제대로 쉬기 위해 완벽한 수면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상태로 잘 자려면 일단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여야 한다.
스트레스를 안 받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 하던 생각을 딱 멈출 수 있는 버튼이 내 관자놀이에 하나쯤 달려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운 좋게도 최고의 상태로 잠을 자는 날들이 분기에 몇 번쯤 있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맞이한 잠이 너무 달콤해서 하루 종일 잠으로 시간을 보내면 잘 쉬었으니 상쾌해야 하는데, 마음 한 구석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잠에 할애한 것은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 세상에 잘 쉬는 것도 이렇게나 어렵다! 역시 잠은 죽어서나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