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

나만의 삶의 기준은 바로, 행복

by 주박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


어린 시절 우리는 무언의 압박을 받는다. 어떤 사람이 될 거니? “저는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될 거예요.” 사회가 그려놓은 성공의 기준 ‘훌륭한 사람’, 처음 그 틀에 들어선 순간이다.


나는 나는 자라서 무엇이 될까요

나라 사랑 가르치는 선생님이 될 테야

나는 나는 자라서 무엇이 될까요

우리나라 빛내는 음악가가 될 테야


어린 시절 내가 즐겨 불렀던 동요 ‘나는 나는 자라서’는 한 사람이 커갈 때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즐겨 부르던 동요가 나에게 특정 직업을 가져야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주문을 걸었다. 듣기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할 것만 같았다. 남들이 부러워하고 훌륭하다고 말하는 직업을 가지지 않으면 실패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지배했다. 그렇게 불안감이 생겼다. 나도 모르게 점점 인정에 목마른 사람이 되고 있었다.


행복한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어린 시절 동생과 함께 놀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동생과 난 어릴 때부터 성향이 정반대였다. 그녀는 블록을 높게 쌓은 뒤에 부수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나는 동생에게 그냥 부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빨간 블록과 초록 블록을 사람으로 변신시켰다. 갑자기 로미오와 줄리엣에 버금가는 소꿉놀이를 시작한다.

어안이 벙벙한 동생은 초록색 블록을 잡고 사람처럼 뒤뚱뒤뚱 걷는 동작을 취한다. 나는 빨간 블록을 들고 말한다. “적군이 쳐들어 왔어요! 살려주세요. 성벽이 무너지려고 해요.” 그러면 동생의 초록색 블록이 성벽을 뱅글뱅글 돌며 말한다. “기다리세요!” 나는 동생에게 말한다. “부셔!” 그제야 동생은 블록 성을 부수며 즐거워했다.


부모님이 외출하면 나는 집 청소를 하고 싶었다. 집에 돌아올 때 깨끗한 집을 보면 엄마, 아빠가 행복해하실 것 같았다. 마음은 아름다웠지만, 의욕이 나지 않았다. 결국, 나는 다시 소꿉놀이를 시작했다. “신데렐라야. 계모가 오기 전에 청소를 끝내야 한단다!” 난 갑자기 신데렐라에 나오는 요정이 된다. 동생은 고맙게도, 어색하지만 주인공을 만들어준 것에 의의를 두고 참여해준다.


“알겠습니다. 그럼 전 주방을 치울게요!”


겨울이 되면 호빵과 귤을 많이 먹었다. 그럼 꼭 이불을 뒤집어쓰고 동생에게 말했다. “날이 너무 추운데 호빵 한 입만 먹어볼 수 있을까요?” 동생은 이제 신물이 났는지 기계적으로 말했다. “귤이라도 괜찮으시면 드릴게요.” 또 다른 버전도 있었다. “엄마는 언제 돌아오지? 보고 싶다. 밖에 바람이 많이 부네. 음식이 이거밖에 안 남았으니까 아껴먹어야 해.” (참고로 엄마는 거실에 있음) 동생은 지겨워했지만 참여했다.


“언니…(최대한 불쌍한 말투로) 나도 엄마 보고 싶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동생과 놀았던 그 시절은 참 해맑아 보인다. 걱정 근심도 없었다. 놀이터에 놀러 나가 모래 장난을 치고 그네를 신나게 탔다. 재활용품 수거함 앞에서 소꿉놀이 용품을 주워 지나가는 꼬마들과 함께 놀았던 기억도 난다. 동생과 아침에 일어나 신문지를 펴고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색칠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나만의 삶의 기준은 바로, 행복


입시와 취업, 취직하며 꿈을 잊고 살았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꿈을 글을 쓰게 되면서 확인했다. 1998년 5월 14일, 12살의 초등학교 4학년 소녀는 일기장 제목을 ‘푸른 꿈을 가슴에 안고’라고 적었다. 일기장 속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안데르센은 가난하지만 스스로 노력해서 글을 썼고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를 만들어 이야기를 남겼다. 나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 그런 작가가 되려면 용기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푸른 꿈을 가슴에 안고.’ 푸른 꿈에 대한 희망을 품으면 꼭 장래희망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10년 뒤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 것 같은지 물으면 대부분 “지금이랑 별반 다를 게 있겠어? 그냥 똑같겠지. 돈 벌고, 뭐.”라고 대답한다. 나 역시 그랬다. 말도 안 되는 꿈만 바라보고 살기엔 세상은 너무 차갑고 냉정하니 그나마 맞는 직장이 있으면 버티며 다니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으로 생각했다. 미친 척 무한 긍정으로 현실을 회피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보다 싫은 건 부정적으로 우중충하게 살면서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현실과 타협하면서 행복할 방법을 궁리했고 나만의 방식을 찾았다. 행복을 위해 사회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사회를 이용해 원하는 꿈에 가까워지기로 했다.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귀인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가지 않은 길을 간다 해서 그 길이 잘못된 건 아니다. 하지만 생각은 다양하고 우리는 모두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 용기에 손뼉을 쳐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각자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지만, 누군가에게는 꽃길이 다른 이에게 가시밭길일 수도 있다. 그러니 조금 더 생각하고 이해하며 기다려 주는 사람이 되어보자.

충고와 훈계도 중요하지만, 인생에서는 위안과 안정도 필요하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다면 부정적인 기운은 줄이고 존중하고 믿어주며 기다려주길 바란다. 따스한 칭찬과 응원이 때론 힘이 될 때가 많고 기다려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할 때가 있다. 누군가의 한마디로 인해 행복을 느낄 수도 있고 누군가의 한마디로 인해 위안을 얻을 수도 있다. 누군가의 한마디로 인해 인생을 걸기도 한다. 그러니 한마디 말에 친절과 사랑을 담아 표현하자. 어차피 삶을 이끄는 것은 나 자신이다. 그 점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하든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니 믿어주며 응원해주자.


인생은 다양한 가치관을 보게 될수록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것 같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마주하게 될 때 나 역시 성장하게 되는 것 같다. 타인을 바라보면 나를 더 빨리 찾게 된다. 그렇게 나를 알게 되면 내가 이끄는 대로 인생을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어떤 이의 삶에서 나를 위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는 말고 나를 찾기 위한 참고서라고 생각하고 활용하길 바란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내 속을 들여다봐도 변하는 것 과 변하지 않는 것 2가지가 매번 공존한다. 절대 변하지 않는 고유의 성격도 있을 것이고 매번 변화하고 진화하는 나도 있을 것이다. 타인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기에 누군가와 공존할 때 이 점을 명심한다면 어디서 누구와 함께하던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삶과 여행은 닮았다. 모르는 곳으로 가야 할 때도 있고 잘 알던 곳을 다시 갈 때도 있다. 신기하게도 가야 하는 결정은 반드시 내가 해야 한다.

출발하기 전까지 고되고 힘든 과정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준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 그 순간 다시 설레게 된다. 가슴 뛰는 그 기분을 잊지 말자. 우리는 매번 그렇게 가슴이 뛰었고 돌아와서는 잊었다.


여행은 잊고 있던 낭만을 다시 튀어 오르게 만든다.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정확하게 알 수 있게 하고 바라보게 한다. 아이의 손, 모래, 일몰, 흑백사진과 같이 지금 사는 삶을 여행처럼 바라본다면 언제나 설레고 행복할 것이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 같다고 느낄 것이다. 우리에게 불어올 새로운 변화가 때론 긴장되고 떨 리겠지만 한편으로 즐겁기도 할 것이다. 때론 실패하고 절망할 때도 있겠지만 금방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말할 것이다.


“삶이라는 여행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일상을 여행처럼 바라보면 즐거운 일이 계속해서 생길 것이다. 버스를 타고 낯선 동네를 가게 되면 국내 여행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인생의 교훈도 있을 것이다.

삶을 이끄는 것이 자신이라면 어떤 의미로 이끌 것인가를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고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인지, 여행처럼 바라보고 매 순간을 감동과 낭만으로 바라볼지 내가 결정해야 한다.


어떤 모습이라도 내가 선택한 것이라면 그 삶은 내가 이끌게 될 것이니 자신감을 가지고 삶의 항해를 출발하길 바란다. 돛을 올리고 나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정박만 되어 항구에 묶여 있는 배는 우울하다. 나의 배를 바다에 띄워, 가고 싶은 행복한 인생의 여행을 떠나길 바란다.




책 <남들과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에 실린 글입니다.


행복이란 하늘이 푸르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단순하지 않을까?
- 요슈타인 가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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