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시트콤이었다가 감성이었다가 인생이었다가

2014 성시경의 축가 콘서트에서

by 황진혁

예전에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갔다.


다운로드 (2).jpg 들어나 봤나, 성식이형(@mayersung) 콘서트.


가수와는 별개로 이날은 좀 민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함께 가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콘서트 티켓을 받았는데, 그러지 못해서 가깝게 지내야 할 사람이나 잘 대접하자는 생각에 해외에서 온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다녀갔더랬다.


본의 아니게 남자와 함께, 그것도 해외 남성과 어떻게 콘서트도 성시경의 콘서트라니. 기억 남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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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는 이 가수를 세계적인 색소포니스트 케니G와 협연하고 브로드웨이를 방문한 가수라고 소개를 했더니 가보자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팬이 많은 가수이다 보니 나는 그날 공연장을 가면서 주위를 의식하는 경우이 많았고, 여러 사람을 본 것 같다. 뭐 그래 봐야 다 흰색 우비를 입은 사람들이었지만.


KakaoTalk_20211023_002808707_02.jpg 20140524, 이날 성시경은 우천에도 콘서트를 보기 위해 참석한 관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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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SNS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구경하는 편이다. ‘공간 속’에 갇혀 살아야 제구실을 하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사람들의 삶을 알아야 공감되는 글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사람을 기억하려고 하는 편이다보니 나름 오래된 SNS친구들이 있다. 싸이월드 시절부터(심지어 리니지 시절까지..!) 실제 교류하는 벗들도 많이 있다. 그리고 실제 교류하지는 않아도 평소 소통이 있거나 소통이 없어도 좋아요를 자주 눌러주시는 분들에 대한 고마운 기억도 간직하고 사는 편이다.

인친 중에는 뭔가 ‘거침없이 하이킥’ 같은 시트콤 느낌의 일상을 보내는 듯한 분이 있다.(황작 피셜) 나름 몇 년 된 인친이다보니 이분도 성시경 팬이라고 들었다.


KakaoTalk_20211023_002808707_01.jpg 이때 받은 건데, 어디로 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그러다 어느 날 기억이 오버 랩 되는 게 있어 혹시 저 콘서트장을 갔었느냐고 물어봤고, 질문한 이유를 말했다. 그때 어떤 사람을 본 기억이 있어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특별한 기억이 있어서는 아니고 단순히 그냥 지나가다가 모르는 타인을 지나칠 때의 시선이나 상념 같은 거였다. 상념에게 구걸(?)해가며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별일 아닌 기억을 하고 있을 때가 있어서 물어본 정도가 되겠다. 헌데 자신도 당시 그 콘서트장을 갔으며, 자신도 제법 비슷한 인상착의를 했었다고.

물론 그분의 그 시절 게시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알고 물어본 것도 아니다. 다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더 기억나는 것들이 있었는데, 이내 그만 물어봤다. 내 기억과 일치하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 일상을 물어보는 것 같아 좀 그렇기도 했고, 유심히 보고 남은 기억도 아닌데다가 그날 대중들은 하고 많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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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새삼 생각한다. 세상에는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그 모든 ‘우리’는 결국 땅 위라는 한 공간 안에서 세월을 살고 있고 추억들을 품는다는. 그렇게 우리들은 문득 우연히 누군가와 비슷한 추억을 공유하는 날이 있다. 반가움을 표하기 괜찮은 날.

그래도 다음에는 남자와 콘서트장을 가지는 않기로 한다.(ㅠㅠ) 그분께도 박효신 팬으로 오해 받지 마시라는 위로와 함께.(ㅍ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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