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꽁꽁 얼어 꼭 닫힌 보도블록에
봄이 다가가 열쇠로 방문을 열자
노란 얼굴 하나가 빼꼼이 고개를 내민다
이쪽저쪽 문 두드리는 소리에
흙의 방문을 비집고 나와 노란 등불을 켠다
방문을 지긋이 한 번 눌러보는 두근거리는 발걸음,
햇살이 담뿍 묻어나는
걸음걸음마다
문 밖의 세상을 향해 흙 속의 뿌리들이 설렌다.
햇살 발자국을 따라 나들이 나온 꿀벌이
어제 낮잠 든 내 꿈 속 오후에
꽃씨를 살짝 내려놓고 간 뒤
여린 꽃대를 밀어 올리는 흙의 숨결들
잠 잘 때,
내 머리 맡에 살며시 놓아두고 싶은
민들레 꽃 핀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