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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주 Oct 30. 2022

이직 후 3개월, 수습이 끝나고

길고도 빠른 3개월이었어...



시작은 최근에 3개월 수습이 끝난 기념과 에어팟 고장으로 플랙스한 에어팟 맥스 자랑으로


본격적으로 회고 들어가기 전, 잡담

7월 25일 입사해서, 이제 10월이 되었다. 시간이 너무너무 빠르다.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지? 하는 날이 없었다. 정신 차리면 퇴근할 시간이고, 운동을 가야할 시간이고... 그렇게 집에와서 잠들면 또 출근을 하고. 원래는 한달 차에 글을 쓰고 싶어서 브런치에 초안까지 남겼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니까 3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 줄 몰랐다. 이번에도 안 쓰면 23년 회고가 되거나 1년이 지나고 쓰지않을까하는 불길한 예감에 후딱 써버리기로 했다.

어떤 식으로 3개월간의 내 시간을 남기는 게 좋을까 고민하면서 회고의 한 방법인 KPT을 빌려 주절거렸다.




오늘, 이 글을 쓰는 나의 심정

KEEP

1. 하루의 루틴 : 원래 9시~11시 출근 가능이었는데 도중에 8시도 가능하게 바뀌었다. 그래서 빨리 출근, 빨리 퇴근, 저녁 있는 삶!을 위해 8시~9시 출근 - 퇴근 후 운동 - 씻고 집에서 이것 저것 하다가 12시에 자는 루틴을 만들고 습관화 시켰다.

    원래 9시 출근이었을 때는 8시 30~40분에 도착해서 책을 읽다 9시에 업무를 시작했는데 8시 출근을 하니까 8시에 딱 출근하게 되서 책 읽을 시간이 없어졌다. 근데 9시 출근과 8시 출근을 위할 때 기상 시간은 30분정도밖에 차이 안 난다. 이런게 경기도인의 삶인가?


2. 운동 : 내가 외향형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데, 머리가 복잡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운동을 하고 싶고 평일에 운동을 이틀만 못 해도 몸이 찌뿌둥하다. 그동안 해온 습관 때문이겠지만, 운동이 하나의 취미가 되어버렸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운동을 꼬박꼬박 나갔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직 전에는 6시 타임 운동을 하고 개인운동까지해서 하루에 애플워치 운동 시간을 2시간을 채웠다. 근데 출퇴근하고, 이런저런 상황으로 예전보다 무게도 못(덜) 들고 평균 운동 시간도 1시간으로 줄었다.) 게다가 원래 일주일 5회(5일) 운동이었던 걸 4회(종종 3회)로 줄였다... :(


3. 대외 활동 : 회사 업무에 집중해야지!라는 마인드보단 다른 시선으로 환기가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커서 대외활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직 시에도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는 걸 말했다. 물론 회사 업무에 지장가지 않을 정도로 조절을 잘해야하는 건 당연하다. 아무것도 안 할 때보다 이렇게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기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데서 얻는 인사이트와 이야기는 또다른 원동력이다. 

    어쩌다보니, 입사한 지 얼마 안되어서 워크샵을 갔다. 근데 그 날 마침 DND 최종 발표회이자 뒷풀이가...! 1박 2일 워크샵을 다녀오자마자 DND 최종 발표회 + 뒷풀이를 참석해서 8주동안 달려온 참가자들과 운영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이직과 동시에 주로 하고 있는 대외활동인 DND가 끝난 시점이라 많은 일정이 있던 건 아니었지만, DND 기존 참가자들과 알럼나이를 하기도 하면서 꾸준히 활동은 하고 있다. 그리고 곧 겨울방학에 8기 활동을 준비해야겠지.



Problem

1. 다른 PM은 멀티테스킹을 어떻게 할까? - 여러 가지 프로젝트와 체크리스트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챙길까? : 하나의 도메인, 프로젝트라도 체크리스트가 많다. 이해관계자가 많은 제품일 경우에는 각자의 우선순위와 필요사항도 달라서 내가 / 무엇을 / 언제 / 누구와 / 어떻게 / 할 것인가? 고민이 많이 된다. 그래서 실수를 하고, 시기를 놓쳐서 다른 분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건 수습기간에서만 나오는 고민이 아니라 PM으로 일을 하면서 계속 고민으로 안고 갈 문제기도 하다.


2. 건강(컨디션) 관리 : 위에 운동을 루틴에 넣고, 꾸준히 유지했다고 했지만 또 아이러니하게 건강과 운동은 다르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돌아왔지만 감기에 걸려버렸고, 이 글을 쓰는 지금 2주가 되어가도록 감기를 달고 있다. 그러다보니 평소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고, 생각 정리도 빠르게 돌아가지 않는다. 약을 먹으면 졸리고, 사고도 느려져서 일을 할 때 평소보다 못 따라가는게 체감된다.


3. 걱정을 만들어내는걸 그만하기 : 걱정을 많이해서 좋을 게 없다. 물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어서 좋지만 많은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다. 그러니까 만약에...라는 말을 앞에 붙이면서 걱정을 만들어내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22%는 사소한 고민이다.
걱정의 4%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4%는 우리가 바꿔놓을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이다.
어니 J. 젤린스키 <모르고 사는 즐거움>



Try

1. 커뮤니티와 스터디 : 지금까지는 영화 스터디만 했다면, 이제 슬슬 다시 직무 관련 스터디를 다시 하고싶다. 회사에서 다양한 PM과 만나면서 내가 모르는게 너무 많다고 느꼈다. 이제까지는 디자이너분들과 주로 만나서 이야기하고 스터디했다면 PM끼리 혹은 다양한 직군끼리 모여서 스터디를 하면서 각자의 시선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고 공부하고 싶다.


2. 책 읽기 : 9시 출근일 때, 아침에 일찍와서 짧은 시간이지만 책을 읽어서 1~2주에 책 한권은 읽었다. 근데 최근에는 8시 출근을 하면서 자체 독서 타임이 삭제되어서... 책과 다시 멀어졌다. 아무리 일이 많고 바쁘더라도 내가 모르는 경험과 이야기를 훑어볼 필요가 있는데! 그래서 최근에 자주 보는 캘린더에 북 런치라고해서 점심 먹으면서 책 읽는 일정을 아예 잡아서 반복 등록 해두었다.  


3. 컨디션 관리 : 컨디션 관리 하나의 능력이다. Proble - 2번과 연관되기도 하는 부분인데, 몸이 안 좋아서 피곤하다, 예민하다는 변명으로 상대방에게 평소와 다르게 까칠하거나 예의없게 대하기, 생각없이 말하기가 용납되는 건 아니다. 아직까진 컨디션 난조로 예민해진 걸 누군가에게 들킨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앞으로도 하는 일에 지장이 없게 관리를 잘하길 계속 도전한다. (사실 팀원들은 컨디션 난조로 평소라 다른 걸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른다... :d..)


4. 영어 공부 : 드디어 다시 온 것이다. 영어 공부의 결심. 이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결심인데 장기적이지 못했다... 이번 도전은 운동처럼 습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5. 글쓰기 : 글을 쓰는데도 많은 심력이 소모된다는 걸 이제 알았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하던 글쓰기가 있는데, 회사에 익숙해질 때까진 쉬자고 자체 휴업을 했다. 물론 지금 다 익숙해졌다고 말하긴 섣부르지만, 다시 천천히 시작해야겠다.






독자가 궁금한 건 내 개인 회고가 아니라 클래스101이란 곳이 아닐까....

라는 생각과 함께 그 외의 감상을 덧붙이는 글


최고의 복지는 동료 : 이 말... 뻔하지만, 그래도 좋다. 내가 갓 입사했을 때, 구독 서비스 런칭 준비하느라 다들 바빴을텐데도 모르는게 있다고하면 친절히 시간 내어서 알려주었다. 특히 '버디'라고해서 내가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게 지정해준 동료는 나의 질문세례를 1일 1회 이상 받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어리숙하게 굴 때 먼저 챙겨주기도 했다. 다른 PM이나 개발자들도 내가 모른다고 하면 흔쾌히 하나부터 열까지, 그리고 그에 따른 질문도 다 답변해주고 모른다면 아는 사람을 찾아준다. 아예 일정을 잡아서 지식이 없는 나를... 1:1 맞춤 과외를 해주기도 한다. 동료라면 당연히 다 그래야하는거 아냐?하는데 세상엔 당연한게 없다고 생각하는 나는 여튼, 동료들이 좋다.


여러 시도 : 스타트업의 장점으로 볼 수도 있는, 필요하다면 긴 과정없이 바로 C레벨이랑 이야기하고, 이해관계자의 설득만 잘되면 큰 제약없이 프로젝트를 바로 진행한다. 그리고 이것저것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려는 모습이 보여서 신기했다. PM이 각자의 스타일과 환경에 맞춰 일을 진행하고, 문제가 되는 게 있다면 같이 해결하려고 하고 그에 따른 회고도 공유하는 게 신기하고 좋았다.


재택 취사 선택 : 팀바팀이지만 PM팀은 개인의 판단 하에 재택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재택으로 출퇴근의 고통을 덜어낼 수 있고, 오직 미팅없이 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근데 정말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 아닌 이상... 하루에 미팅 하나씩은 있고, 직접 대면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게 더 효율적인 것 같아서 출근을 많이하게 됐다. 2년동안 풀 재택을 하던 내가 재택을 놔두고 자발적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진짜 빠르네... : 진짜 빠르게 일이 진행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일의 수가 줄지 않는 기분이다. 나는 분명 어제 저걸 해치웠는데, 또 다른 일이 생겨서 총 합이 똑같다... 일을 해치운게 맞나?라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물론 어느 회사나 그렇다고 말할 수 있지만 진짜 빠르게 일이 진행되는구나... 그럼 나도 빠르게 일을 처리해야겠다...싶어질 때가 많다. 덕분에 진짜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일을 해볼 수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내가 롱런을 하려면 체력과 컨디션 관리도 잘해야겠다 느끼는 부분이다.


시니어 PM, CPO와 1:1 : 사실 이 부분이 제일 좋으면서도 신기했다. 내가 속한 팀의 시니어 PM, CPO와 1:1을 해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그 일에 대한 문제나 걱정거리가 없는지, 내 커리어는 어떻게 할건지 등 다양한 이야기하는 미팅이 있다. 시니어와는 매 주, CPO와는 한달에 한 번 이야기를 나누고 필요에 따라 문제에 대한 가이드 혹은 이해, 공감을 받는다. PM이라는게 어쩔 수 없이 다른 직군과 이야기를 많이하고 같은 PM끼리는 이야기를 할 시간이 적을 수도 있는데 이런 시간을 아예 고정적으로 가지면서 함께 한다는게 좋았고 거기서 많이 배웠다.


스티커로 사원증 꾸미기도 했지만 너무 막 굴려서 3개월만에 낡아버린 사원증...

나..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 : 수미상관으로 글을 끝내기 위해서, 다시 이 내용으로 돌아왔다. 진짜 많은 일이 있(었)다. 입사해서 온보딩을 거치고 평일에는 일을 시작하고, 주말에는 친구들과 만나서 등산가고, 방탈출하고, 영화 스터디도 해야하니까 일주일이 금방이었다. 그렇게 지나간 일주일이 벌써 3개월이 되었다고 한다. 왜 3개월밖에 안 되었지? 체감은 아닌데...?(한 1년 다닌거같은데?) 이직하기 전 회사는 나를 온실 속 화초로 키웠던걸까? 온갖 의문과 함께 시간의 흐름에 대해서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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