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베이는 돌리고 나서 공유와 팔로업까지 해야 끝이다.

문제가 해결되면 더 좋고

by Culture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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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유명한 짤이었다. 나도 운동을 하지만, 운동 후에 먹는 것까지 잘 챙겨 먹는 일은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하지만 김종국의 말처럼 찢어진 근육을 단백질로 보충해 줘야 근육이 단단해지고, 체지방이 빠진다. 귀찮아도 마지막 단계를 하지 않으면 그 프로세스가 완성되지 않는 것들이 많이 있다.



사내 서베이도 그런 류의 일이다. 실무자들은 정교하고 세밀하게 서베이를 준비한다. 몇 번을 모의로 돌려보면서 수정할 것들을 챙겨보기도 하고, 너무 길지는 않은지도 체크한다. 하지만 정작 서베이 이후의 결과와 액션플랜은 잘 공유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서베이를 통해서 어떤 변화가 일어난 건지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과를 공유하지 않는 건 서베이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에이, 인사팀이 또 서베이 돌리네"

언제나 인사팀은 구성원에게 사랑받기 힘든 걸까?

그러나 이런 말을 들었다면, 서베이를 돌리는데만 집중하진 않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신뢰 자원을 늘이는 4가지 요소는 아래와 같다. 서베이는 특히 3번의 의미감과 연관이 크다.

1/ 투명성 : 회사가 구성원에게 속이는 게 없음

2/ 일관성 : 꾸준히 같은 태도를 보여줌

3/ 의미감 : 제출한 의견이 실제로 고려되거나 반영되고 있음

4/ 공감대 : 어떤 결정에 대해서 충분한 시간과 설명 과정을 가지려 함


핵심가치에 맞게끔 구성원을 잘 뽑았다면 애사심이 뿜뿜이다. 때문에 처음에는 서베이에 열심히 응답들을 해준다. 그런데 응답을 한 결과들이 공유되지도 않고,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면 누가 응답하고 싶어할까? 이 때문에 서베이에 대한 응답률이 점차 떨어지는 것이다.


예전에 친한 개발자 한 명으로부터 '문화팀은 서베이 돌리면 결과는 왜 안 알려주냐'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실제로 그걸 바탕으로 무슨 변화를 만들어가는지 와닿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참으로 맞는 이야기라서 뼈가 아프다 못해 부서지는 느낌이었다. �


의미감을 높여주려면 서베이를 돌릴 때 아래처럼 하자

참여율 지표를 관리하고 중간 공지하자

진행하기도 전부터 이미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솔직히 그러면 돌릴 필요가 없다. 조직의 사이즈가 아무리 크더라도, 응답률 70% 이상을 목표로 서베이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각 팀의 리더십들과 함께 노력하면 해볼 만하다. 서베이를 진행 중일 때는, 구성원들에게 매일 응답률을 중간 공유해서 동참해 달라고 하자.


서베이가 끝난 직후, 1주일 안에 대략적인 결과를 공유하자

액션아이템을 말하는 게 아니다. 굳이 디테일하지 않아도 된다. 전체적인 그림만 공유해도 된다. 결과를 팔로업 중이다를 알려주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단한 분석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전사 구성원 중 호의 몇 프로, 부정 몇 프로, 총 응답률 몇 프로 같은 지표면 된다. 전년 데이터가 있다면 변동값을 알려줄 수도 있다.


대략적인 결과와 함께 팔로업 플랜도 알려주자.

여기에는 크게 3가지가 포함된다.

1. 일정 : 오늘로부터 3주 후까지 액션아이템 공유하겠다 같은 내용이다. 액션아이템을 공유할 때, 언제까지 얼마를 향상시킨다는 목표도 같이 제시해줘야 한다. 그래야 행위가 성공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2. 방법 : 각 팀의 리더들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발굴한다 같은 내용들이다. 아니면 인사팀이 주도할 수도 있다.

3. 주기 : 적어도 1달에 한 번씩은 액션아이템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진척도를 공유해야 한다. 뇌리 속으로 사라지는 서베이라면 의미감을 떨어뜨린다.


진척도는 모든 구성원들이 항상 볼 수 있도록 한다

문화도 제품처럼 관리할 수 있다. 제품의 리텐션을 높이려면, 고객의 방문 빈도를 높여야 한다. 즉, 주기(Frequency)가 중요하다. 문화 관리 활동도 그 주기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방문해서 볼 페이지가 있으면 좋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도 좋으니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방문을 유도하자. 만약 문서 관리에 품이 많이 든다면, 타운홀 미팅에서 진척도를 체크해 준다.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유를 말해준다

서베이에서 나온 모든 의견을 반영할 순 없다. 그럼에도 많이 언급되었지만, 반영이 불가한 게 있다면 그것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 주자. 그 이유가 뻔하더라도 답변해주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적어도 회사가 고려는 해봤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팔로업 활동이 공식적으로 끝났음을 선언한다

서베이를 돌렸고, 팔로업도 했다. 그리고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서베이까지 했다. 그동안의 액션 플랜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만약 발견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하면 이제 팔로업이 끝났다고 선언하자. 구성원 입장에서는 수렴과 종료의 메시지를 받는 것이 서베이의 진정한 종료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만약 문제 해결이 안되었다면 드랍하는 것도 방법이다.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내용들을 지키다 보면 서베이를 차라리 안 돌리고 말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차라리 그러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안 중요한 서베이였다는 의미니까..


운동은 먹는 것까지인 것처럼, 서베이는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공유하는 거까지다. 이것이 귀찮다면 차라리 서베이를 안 돌리는 것이 구성원의 신뢰를 지킬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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