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 요소를 해결하고 질문할 이유를 만들어주자
하나 공유하고 싶은 영상이 있다 2015년 페이스북이 진행했던 타운홀 미팅이다. 내가 실무자였을 때, 이 영상을 레퍼런스 삼으며, 우리 타운홀도 이런 분위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페이스북에서도 유난히 잘되었던 케이스이기 때문에 외부 공개 했을 것이다. 지금은 이러지 않을 수도 있고 말이다)
회사의 방향성을 구성원에게 Align (일치화) 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대표적인 수단으로 타운홀 미팅을 사용한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대중화된 것 같다. 나는 토스에서 2018년부터 타운홀 미팅을 4년 정도 간 담당 하면서 많은 고민과 실험을 했다.
"왜 이렇게 질문을 안 하지?"
회사의 인원수가 많아질수록 깊어지는 대표 질문이다. 열심히 타운홀 미팅을 준비했는데, 질문이 없으면 망했다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타운홀 미팅에서 질문이 나오지 않는다면, 정말 망한 걸까?
사실 이 고민은 굳이 문화적인 문제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인 사회과학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던바의 수다. 인간관계의 직접적인 교류는 150명까지가 최대라는 주장이다. 물론 얼굴 보고 인사하는 건 150명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내가 그랬다. 온보딩한 사람만 1000명이 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얼굴 / 이름을 기억하며 상호작용하는 숫자가 150명을 넘기 힘들다는 것이 이 주장의 근간이다. 나는 꽤나 맞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한 자리에 모인 인원이 150명이 넘어가면 소위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기 어렵다. 내가 어떤 질문을 하면 나를 모르는 누군가 비웃진 않을까 걱정된다. 이로 인해서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규정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질문을 피하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회문화적 방해요소도 있다. 바로 겸손과 눈치다. 다른 사람보다 튀는 것을 선호하지 않으며, 분위기를 방해하면 안 된다는 한국만의 특수한 맥락이 있다. 날카로운 질문은 윗사람을 곤란하게 만든다는 생각도 든다. 위의 페이스북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게 만드는 주요한 이유가 된다.
이런 방해요소를 이론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들은 아래와 같다.
1. 잦은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모든 구성원의 직접 교류 관계를 늘이기. (던바의 수 자체를 늘려버린다)
2. 타운홀 미팅을 150명 이하로 쪼개서 n차 진행하기 (던바의 수를 인정하고, 쪼갠다)
3. 바보 같은 질문은 없으니 남을 비웃지 말자고 모두 약속하기 (사회문화적 요소를 극복해 본다)
구성원들이 타운홀 미팅에서 왜 질문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자유롭게 질의응답하는 분위기 자체를 원하는 건가? 아니면 우리 조직은 이런 질문까지 할 수 있는 회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건가?
이런 showing은 신규입사자에겐 의미가 있다. 회사 홍보자료로 나간 것처럼 문화가 정말 좋다고 판단하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차례 타운홀 미팅에 참여했던 기존 구성원들은 속지 않는다. 문화와 타운홀은 따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타운홀에서 질문이 나와야 하는 이유는 순수한 궁금함/호기심 때문이어야 한다. 이런 욕구가 자극되려면, 소재가 자극적이거나, 누구나 알 수 있는 쉬운 주제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서비스가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좋은 소식 이상의 의미는 없다. 제품이 잘 된 러닝(Learning)을 공유한다고 할지라도, 질문까지 파생되기는 어렵다. 같은 직무자가 아니라면, 쉬운 주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회사에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했다는 이슈에는 많은 질문이 쏟아진다. 이건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잘못된다면 구성원들에게도 영향이 가기 때문에 질문할 유인이 생기게 된다.
강력한 방해요소를 이겨내고도, 질문할 강한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은 실무자에겐 어려운 난제다. 나도 다양한 가설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해 보았다. 결과적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진짜 주제에 관심 있는 소규모만 모여서 타운홀 미팅 진행 : 실무 회의와 다를 바가 없어지고, 참여하지 않은 사람은 맥락을 따라가기 힘듦
가장 바보 같은 / 날카로운 질문에 인센티브 : 처음에는 호응이 좋았으나, 질문 자체에 매몰됨. 인센티브를 제거하자, 바로 질문이 사라짐.
코로나 시절 화상 회의 시) 모두 Video On : 켜주지 않으심..
일단 구성원의 숫자에 따라서 집중할 점이 다르다.
전체 구성원이 150명 이하라면 구성원의 직접 교류 관계를 늘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토스도 초창기 콜라보런치나 F5 day 등을 통해서 타 팀에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이런 교류 증대는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심리적 안전감을 증대하는 데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150명 이상의 대규모 조직이라면 교류 관계보다는 타운홀 미팅의 설계에 집중해야 된다.
우선 구성원들의 눈높이에 맞는 타운홀 미팅이 준비되어야 한다. 어려운 주제를 선정하고 싶다면, 타운홀 미팅에서의 발표 이전에 밑작업이 필요하다. 미리 presentation을 공유해서, 구성원이 그 주제에 친숙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자. 미리 살펴보고 질문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질문 방해요소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진행자가 들어온 질문들에 대해서 평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다. 농담한답시고 그런 것도 모른다는 투로 말하면, 다시 질문하고 싶진 않다. 그리고 들어온 모든 질문에는 끝까지 책임지고 발표자가 답변할 수 있도록 팔로업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타운홀 미팅에서 꼭 질문이 많이 나와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타운홀에서 많은 질문이 오고 가는 분위기가 꼭 조직의 문화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인원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이 질문을 머뭇거리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기질적으로 질문을 편하게 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 건 사실이다. 우리는 이런 자연스러운 현상을 완전 극복하기보다,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나서는 것에 가깝다. 질문의 양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