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책장을 살피다 반가운 책이 있어 꺼내 들었다.
그섯은 법정스님의 '무소유'였다.
켜켜이 먼지가 쌓여있고 누렇게 바랜 종이가 세월의 흔적을 증명해 주었어.
언제 내가 구매했는지도 모르는 그책.
그러나 언제는 읽었을 그 책. 그것을 다시금 읽어보았다.
책 내용 중, 나의 마음을 끄는 한가지가 들어와서 그것을 다시한번 정리해 보려한다.
내용은, "녹은 그 쇠를 먹는다"이다.
법구경에 나오는 말을 법정스님이 다시 우리를 위해 끌어내신 것이다.
나도 이걸 다시한번 나름데로 정리해 보려한다.
우리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면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누군가는 만나면 너무나 즐겁고 오래오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어떤이와는 정말 끔찍이도 잠시라도 같이 하고 싶지 않을때가 있는 것이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직장생활속에서 이런 경향은 뚜렸하다.
직장인들이 이직을 하는 이유 중 많은 경우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도피일 것이다.
항상 나를 괴롭히는 그 동료, 상사, 후배를 볼때마다 가슴이 뛰는 것이다.
즐거워서 뛰는 경우도 있지만, 미움의 흥분감인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법정 스님은 남들과의 어려움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 하고 계신다.
"아니꼬운 일이 있더라고 내 마음을 내 스스로가 돌이킬 수 밖에 엇다.
남을 미워하면 저쪽이 미워지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미워진다. 아니꼬운 생각이나 미운 생각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그 피해자는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간다면 내 인생 자체가 얼룩지고 만다."
그렇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화를 내면 그것은 다 나에게로 돌아온다.
상대는 알 수도 있겠지만 나 만큼 그리 힘들지는 않다.
심지어는 상대방은 아무것도 모른체 편안하게 직장생활을 하지만 나는 혼자서 끙끙대며 힘들어 한다.
그러면서 나는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고 머리가 복잡하고 가슴이 답답해 진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면 상대가 힘들어야 하는데 그럴수록 나만 힘들어 진다.
따라서 법정스님은 답한다.
"미워하는 것도 내 마음이고, 고와하는 것도 내 마음에 달린 것이다.
<화엄경>에서 일체유심조(一切有心造)라고 한 것도 바로 이 뜻이다.
그 어떤 수도나 수양이라 할지라도 이 마음을 떠나서는 있을 수 없다.
그것은 마음이 모든 일의 근본이 되기 때문이다.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점점 그 쇠를 먹는다.'
이 한마디가 울림이 되었다.
그래, 내가 남을 미워하고 화를 내는 것은 상대에게 무엇인가 나의 반응을 보여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닌,
나만을 힘들게 하는 짓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법정스님은 글 마무리에 이런 말씀을 적으셨다.
"왜 우리가 서로 증오해야 한단 말인가.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같은 방향으로 향해 가는 나그네들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