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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주 과묵했다. 그의 조상과 출생, 그가 받은 교육과 그녀를 만나기 전 그의 삶에 대해서 그녀가 아는 내용은 모두 그녀가 직접 캐물어서 알아낸 사실들이었다. 이상한 일이지만 단지 질문 그 자체가 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듯 했다. 그녀가 호기심을 못 이기고 질문 세례를 퍼붓기라도 하면 그의 대답은 하나같이 퉁명스러운 기색을 띠었다. 그녀에게 숨길 게 아무것도 없으므로 대답하기가 곤란하진 않지만 타고난 은둔자적 기질 때문에 그가 그런다는 걸 그녀는 눈치로 알 수 있었다.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는 건 그에게 지루한 일이었다. 그리고 부끄럽고 불편했다. 게다가 어떻게 알려야 하는지도 막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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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월터를 잘 알지 못하지만 찰스는 월터를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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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특별히 평균 이상의 이해력이 필요한 이야기일 거라고는 생각 안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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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그 매력이란 놈은 결국 성가신 존재로 변하고 말죠. 별로 재미는 없지만 조금은 진실한 사람을 대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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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습니다, 당신 곁에 다가가는 것이 소름 끼칠 만큼 당신이 그를 반감으로 가득 채웠는지, 그가 사랑에 불타오르면서도 어떤 이유 때문에 그것을 내색하지 않기로 작정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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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경멸하나요, 월터?"
"아니."
망설이는 그의 목소리가 이상했다.
"나 자신을 경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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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스스로를 경멸하죠?"
"당신을 사랑했으니까."
"난 당신을 비난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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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지만, 평화는 일이나 쾌락, 이 세상이나 수녀원이 아닌 자신의 영혼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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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하나만 돌면 죽음이란 놈이 감자를 땅에서 캐내듯 인명을 앗아 가며 활개를 치는 이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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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道). 우리들 중 누구는 아편에서 그 '길'을 찾기도 하고 누구는 신에게서 찾고, 누구는 위스키에서, 누구는 사랑에서 그걸 찾죠. 모두 같은 길이면서도 아무 곳으로도 통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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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에 월터도 마찬가지로 멈춰 버린 기계와 너무나 흡사했죠. 그게 너무나 두려워요. 그것이 단지 기계일 뿐이라면 그 모든 고통과 가슴의 상처와 불행은 얼마나 부질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