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두 분류로 나뉘는 것 같다.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과 의문없이 맹목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삶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단 건 끝없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을 사는 이유를 물어도 명확한 대답을 내놓는 사람은 없다. 반대로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게 답을 물어도 정답을 발견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충 저마다 납득할만한 이유를 붙여 정답이라 칭하고 합리화하고 있을 뿐.
삶의 목적을 찾을 수 없다면 죽는 게 낫지 않을까. 그냥 죽어버리고 싶어. 살아 있어야 하는 거창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살면서 이뤄야하는 게 무엇인지. 난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그러다 삶의 목적과 삶의 이유를 혼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 둘을 분리해놓는 것으로 나의 죽음은 보류되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삶의 목적이라면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삶의 이유겠지.
소중한 사람들이 망가지는 걸 볼 수 없어서. 그걸 원치 않기 때문에 나는 죽을 수가 없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삶의 목적을 알 수 없지만 죽을 수 조차 없다면 선택할 수 있는 건 계속 살아가는 것 뿐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고통스럽고 괴로운 삶을 고집스럽게도 살아가는 이유는 그 삶이란 것의 목적을 찾기 위해서가 아닐까. 목적이 있어야 사는 것이 아닌 목적을 찾기 위한 삶인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