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14
1. 어제오늘 오전은 이동의 시간이 많았다. 짧은 거리이지만 시동을 걸고 팟캐스트를 재생시킨다. 눈으로만 읽는 게 아니라 귀로도 읽는 시간이다. 어느새 60분짜리 에피소드 하나를 다 듣고 추가 에피소드를 듣고 있다.
2. 내 친구 H는 오디오북을 들은 지 1년이 되었다고 활용을 매우 잘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일을 안 가는 날, 주말 밤에 꾸준히 듣는다고 했다. H가 선물해 준 오디오북 삼 개월 무료 쿠폰으로 나도 사용해봤는데 몇 권 듣지 못하고 만료됐다.
3. 귀로 가장 열심히 읽기를 했던 적이 있다. 대주교 통 이용이 힘든 김포로 발령이 나서 운전을 시작하게 되었고, 올림픽대로에서 보내는 출퇴근 시간에 무엇이라도 듣자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고른 팟캐스트는 <김혜리의 필름클럽> 과 <책읽아웃>, <책 이게 뭐라고>, <문학동네>이다. 나에게 가장 신선한 감각을 안겨준 건 <문학동네>였다. 신형철 평론가에서 권희철 평론가로 진행이 바뀌는데, 권희철 평론가의 진행은 독특하게도 낭독이 메인이다. 처음에는 이 방식이 매우 익숙하지 않았다. 올림픽대로에서 초보운전자가 핸드폰을 조작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도착할 때까지 그의 낭독을 끊지 않고 들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은 졸렸으나 점점 그가 읽어주는 이야기는 올림픽대로를 스크린 삼아 프로젝트 빔이 쏘아지듯 펼쳐졌다. 낭독한 책은 장강명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4. 그 이후로 낭독해주는 팟캐스트나 네이버오디오클립을 많이 찾아들었으나 정착하지 못했다. 아마 오디오북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이유는 권희철 평론가의 낭독을 들은 경험 때문인 게 아닐까. 컴퓨터가 읽어주는 목소리에 익숙해지지 않아서겠지. 지금은 운전하면서도 멈춤 버튼을 누를 수 있기 때문일까, 어떻게 해서든 자꾸 들어야 익숙해질 텐데.
5. 오늘 책에서 읽은 문장이 여기도 적용되나 싶다.
“지루한 시간을 버텨야 (실력은) 퀀텀 점프한다.” 괄호 안의 단어는 바뀌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