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간비행 Jul 24. 2019

인생 후반기 경력 전환

해야만 하는 일을 하다가   하고싶은 일을하는 '여행작가'로 경력전환

은퇴란 사회활동에서 물러나 한가로이 지내는 것이다. 생산활동을 하지않고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며 지낸다. 낚시, 등산, 악기연주 등 취미생활을 하면서 소일하거나 동남아에서 골프치며 한가로이 여생을 보내기도 한다.


언제 은퇴하는 것이 좋을까? 정답은 없다. 보통은 55세 전후 직장에서 퇴직후 은퇴하지만 개인에 따라 다르다. 40대에 은퇴하고 여생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상적으로 퇴직하고도 다른 일을 시작하여 평생 은퇴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톨스토이는 80세, 피카소는 90세 이후에도 명작을 남겼으며 92세 송해 선생, 99세 김형석 교수는 아직도 은퇴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반퇴(半退)라는 단어가 생겼다.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하는 전직(轉職), 재취업(再就業) 또는 경력전환(經歷轉換)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퇴직후 은퇴기간이 10~20년으로 짧아서 한가로이 은퇴생활을 즐기면 되었다. 그러나 100세 시대가 되면서 은퇴기간이 두배로 늘었다. 수명연장으로 늘어난 기간동안 생계 때문에 또는 놀수만 없어서 일을 더하는 반퇴 기간을 갖게 되었다. 50~60세에 1차 퇴직하더라도 다시 경력전환 하여 추가로 10~20년간 일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 2019년 60대 가구주 취업률이 69%, 70대는 29%에 이르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명인사가 아니더라도 70넘어 정정하게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70대, 80대가 현역으로 일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다. 지금 60세 전후인 나를 포함한 베이비부머는 특별한 세대이다. 교육 수준도 높고 도전적이며 열정적으로 일하여 우리나라 현대화를 이룩했다.


이 세대가 지금 우리사회의 은퇴문화를 바꾸고 있다. 많은 베이비부머가 1차 퇴직후에도 은퇴하지 않고 경력전환하여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60대는 물론이고 70대를 넘어 80대까지 은퇴하지 않고 반퇴생활을 지속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나도 그럴 예정이다.


반퇴기간 무슨일을 할것인가는 노후자금 확보 여부가 관건이다. 자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생계형 반퇴를 한다. 생활비를 벌고 노후준비를 계속해야 한다. 좋던 싫던 무조건 일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노후 자금이 확보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은퇴나 반퇴를 선택할 수 있다. 반퇴 하더라도 수입에 연연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자아실현형 반퇴를 한다. 


자아실현형 반퇴는 평소 자기가 좋아했던 일을 한다. IT 전문가가 화가로 변신하기도 하고, 금융전문가가 귀촌하여 유기농 농업을 하기도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돈에 개의치 않으므로 스트레스가 없고 하는 일이 곧 즐거움이며 자아실현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인생을 즐겁게 보내는 사람은 구태여 은퇴할 이유가 없다. 송해 선생, 김형석 교수가 90세가 넘는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은 지금 하는 일이 좋아하는 일이며 즐겁기 때문이다. 


자아실현형 반퇴는 좋하있는 일을 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점에 있어서 은퇴와 유사하다. 그 일이 생산적인가 소비적인가가 다른 점이다. 수익을 의도하거나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라면 생산적이며 오로지 본인의 즐거움 만을 위한다면 소비적이다.


취미생활로 악기를 연주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은 소비적이지만 연주나 그림으로 수익을 얻으려 하거나 재능을 기부하는 것은 생산적이다. 세계여행을 다니는 것은 은퇴생활 이지만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글을써서 기고하고 책을 쓰는 것은 자아실현형 이다. 경관 좋은 곳에서 유유자적 사는 것은 소비적이지만 그곳에서 팬션을 운영하면서 손님들과 대화하며 즐기는 것은 생산적이다. 수익이 없을 수도 있으나 수익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수익 의사가 있어야 목표의식이 확고해진다.


2018년 국민 연금 공단에서는 노후 적정 생활비로 60대부부 242만원, 70대부부 208만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노후자금 확보 여부는 연금공단에서 책정한 적정생활비가 아닌 개인이 생각하는 적정생활비 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부족하다고 느끼면 가난하고 돈이 없어도 만족하면 부자다. 재산의 여부에 무관하게 자신이 가난하다고 생각하면 생계형 반퇴를 해야하고 그렇지 않다면 일과 은퇴를 선택할 수 있다. 유감 스럽게도 자신의 노후자금이 충분치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고 하니 많은 퇴직자가 다시 생계형 반퇴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은퇴와 반퇴는 노후자금 확보 여부 외에 개인의 성향과 주변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 노후자금이 확보된 사람 중 노는게 즐거운 사람은 은퇴하여 인생을 즐길 것이며 일의 보람과 성취감이 더 중요한 사람은 자아실현형 반퇴를 선택할 것이다. 부부관계, 친구관계가 좋고 취미생활이 다양하다면 즐길 일이 많아 은퇴 생활이 즐거울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은퇴 생활이 고역이어서 차라리 아무일 이라도 하는게 나을 것이다. 


나는 언제 은퇴하는 것이 좋을까? 나는 다행히 노후자금이 확보된 쪽에 속한다. 재산이 많아서라 아니라 내가 사는 수준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나는 은퇴와 자아실현형 반퇴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첫번째 직장에서 54세에 명퇴 했다. 명퇴 후 생계형 반퇴의 길을 걸었다. 특별한 준비가 없었지만 운 좋게도 경력전환 하여 63세인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명퇴 후 경력전환은 비교적 순탄했다. 급여와 직급은 낮아졌지만 첫 직장에서의 경력을 어느 정도 살릴 수 있어서 일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지금까지는 내가 좋아서 했다기 보다는 생업이었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기 때문에 싫던 좋던 무조건 해야만 했다.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두 자녀 모두 학교 졸업 후 독립했고 딸은 결혼도 했다. 큰돈 들어갈 일이 없어졌다. 원하면 몇 년 더 근무할 수 있으나 이제 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환갑 때 작성한 버켓리스트를 실행하기로 했다. 생계형 에서 자아실현형으로 경력전환 하기로 했다.


아내도 내 의견에 동의했다. 아내는 학교졸업 이후 줄곧 일을 해왔다. 몇번의 경력단절로 인하여 직장이 여러번 바뀌었으며 지금은 생계형 비지니스를 하고있다. 2019년 정초에 부부합산나이 120세를 기념하여 부부가 함께 자아실현형으로 경력전환 하기로 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그리고 글쓰기를 좋아한다. 버켓리스트 1번이 세계여행이고 2번이 책 한권 쓰기이다. 아내도 여행과 글쓰기를 좋아한다. 아내는 첫 직장이 글 쓰는 곳이어서 지금도 그 시절에 대한 로망이 있다. '여행작가' 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행하면서 체험하거나 느낀점을 글로 쓰는 일로서 우리에게 최적의 직업이다. 부부 모두 여행작가로 경력전환 하기로 했다.


여행작가로 경력전환 시점은 2020년으로 했다. 아내가 하는 일을 정리하려면 1년 정도 소요되고 여행작가 공부와 준비에도 최소 1년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9년 초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