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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간비행 Jul 26. 2019

부부 여행작가 지망생 으로의 리셋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를 유람하며 글 쓰는 여행작가로 경력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혼자서 세계를 돌아다니며 글 쓸 생각은 없다.


젊어서는 일부러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 역경을 극복하는 여행을 했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신념으로 배낭을 메고 혼자서 전국을 걸어 다니기도 했다. 나 홀로 여행은 힘들지만 즐거운 일도 많았다. 현지에서 여행객들과 의기투합하여 친구가 되기도 했고 매력적인 여성 여행객과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이제는 아니다. 역경을 극복하고 얻는 짜릿한 즐거움보다는 은근하고 편안함이 좋은 나이이다.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60대 주인공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가슴 저리는 로맨스를 기대하며 혹시나 하면서 혼자 다닐 생각은 없다.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안정되고 편안함을 느낀다. 


다행히 아내도 여행과 글쓰기를 좋아한다. 부부 모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세계일주를 하면서 글을 쓰자는 내 제안에 기뻐했다. 아내는 대학 졸업 이후 지금까지 계속 일해 왔기 때문에 쉬고 싶어 했으며 그동안 바빠서 하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맘껏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아내는 첫 직장에서 몇 년간 글 쓰는 일을 했다. 글 쓰던 시절에 대한 추억이 있었고 나중 한가해지면 에세이를 쓰고 싶어 했다. 아내 글은 서정적이지만 좀 오글거리는 스타일이다. 아내는 내 글이 보고서처럼 보인다고 놀린다.  글의 스타일이 전혀 다른 부부가 한 책에 같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부가 장기간 여행하기 위해서는 화목해야 한다. 세계를 종횡무진 다녀야 하는 수년간의 긴 여정은 힘들고 짜증 나는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부부가 화목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어려움이 증폭된다. 부부 화목이 긴 여정을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60대는 각방 쓰는 사람이 반이 넘는다. 합이 120세인 우리 부부는 같은 방을 쓰고 있으니 화목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외국에서 방 두 개짜리 비싼 숙소를 얻을 수는 없는 일이다. 각방 쓰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도록 서로 배려하고 서로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여행 중에는 부부가 24시간 붙어있게 된다. 모든 것을 함께해야 한다. 여행 가기 전부터 모든 것을 함께하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나는 청소, 식사 준비, 세탁 등 모든 가사를 아내와 함께 하려고 노력한다. 아침식사는 몇 년째 내가 준비하고 있다. 


부부 중 한 명이라도 건강하지 않으면 여행을 떠나지도 못한다. 계획대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꾸준히 운동해야 하며 여행 중에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운동해야 한다. 우리 부부의 건강은 좋은 편이다. 5년째 매일 배드민턴을 하고 있으며 산책도 열심히 하고 있다. 


장기간의 해외 생활을 위해 수영, 자전거 타기, 골프 정도는 할 수 있는 게 좋다. 건강유지에도 필요하지만 현지에서의 삶의 질 향상과 현지인과의 교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수영은 여행 중 안전과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필요하고 자전거는 유럽에서 일상생활과 여가에 유용하며 골프는 동남아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

 

나는 세 종목 모두 왠 만큼 하는 편이나 아내는 전혀 못한다. 금년초부터 수영과 자전거를 배우고 있다. 몇 달 열심히 어린이 풀장에서 “음파 음파”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맥주병이다. 연말까지 숨 쉬며 20미터 수영하기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아내는 자전거 타기에도 도전했다. 넘어져서 무릎이 깨지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배우고 있다. 


나는 수영장에서는 아내의 인간 판때기가 되어 앞에서 끌고 다니고, 운동장에서는 아내 자전거 뒤를 잡고 뛰어다니고 있다. 내년부터 시작될 외국생활 준비라 생각하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골프는 단기간에 배울 수 없어서 포기했다. 


외국생활 중 적적하지 않도록 정적인 취미도 필요하다. 가급적 현지인들과 어울리도록 해야겠지만 부부간 또는 혼자서 소일해야 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때를 대비하여 부부 모두 미술학원에서 연필 드로잉을 배우기로 했다. 연필 드로잉은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아무데서나 할 수 있어서 소일거리로 좋으며 이후 평생 취미로도 유용할 것이다. 


여행작가로서 외국에서 생활하려면 영어가 필요하다. 영어를 못하더라도 여행하고 생활하는 것은 가능하나 여행작가로서 글을 쓰려면 외국인과 교류하면서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그들의 살아가는 삶을 느껴봐야 한다. 단기간에 영어 실력이 늘지는 않겠지만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 부부는 외국생활 경험도 있고 영어를 사용하는 일을 해와서 영어가 가능한 편이다. 좀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쓰기, 사진 촬영, 편집, 블로그, 유튜브 등 여행작가로 활동하기 위한 자질을 배우고 읽혀야 한다. 부부 모두 대학교 평생교육원 여행작가 과정에 등록할 예정이다. 글쓰기, 사진 촬영, 편집 등을 공부하여 여행작가로서 기초를 다질 것이다.


블로그와 유튜브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올해 개인 블로그를 개설했으며 가을쯤 유튜브에 첫 영상을 올리기 위해 비디오 촬영과 편집을 연습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면서 글쓰기 연습을 지속할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능숙해야 한다. 여행에 유용한 다양한 앱이 개발되어 여행 중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항공권, 렌터카, 택시, 숙소, 레스토랑, 각종 티켓 예약이 가능하고 내비게이션, 지도 역할을 하며 여행지 관련 모든 정보검색이 가능하다. 여행 중 필요한 앱을 깔고 앱 활용법에 능숙해야 한다. 지금도 일부는 사용하고 있지만 범위를 확대하여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내년부터 시작될 세계여행과 여행작가로서의 활동을 위해 준비할게 많다. 여행작가로서 필요한 글쓰기와 사진 촬영 연습, 블로그와 유튜브 운영을 해야 하고, 세계여행과 해외살이를 위해 필요한 연필 드로잉, 수영, 자전거를 배워야 한다. 게다가 영어도 연습해야 한다. 


내년 3월 해외출발 예정이니 7~8개월 남았다. 그 기간 동안 어느 수준까지 도달할지 모르겠으나 열심히 준비하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고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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