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mbti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니까 이런 유사 과학을 좋아한다. 특히 별자리 운세 뭐 이런 거. 나는 몇 년 전에 mbti 검사를 했었고 할 때마다 나오는 나의 유형은 INFJ 다. 설명을 보고 성격 얘기하는 거 보면 정말 하나같이 나를 설명하는 거다.
그중에서 내가 제일 공감했던 건
'시도 때도 없이 생각하기. 망상하기.'
나는 정말 생각을 많이 한다. 중요한 생각 말고 쓸데없는 생각. 내 머릿속은 참 복잡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못 뱉으면 머리로 그 말을 한 상황에 대해서 생각한다. 만약에 회사에서 나도 수다에 떨고 싶은데 못 끼어들었으면 머리로 상상하는 거다. 되게 이렇게 말하니까 음침해 보이고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다. 나는 자신감도 낮은 편이고 목소리도 작아서 모든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없었다. 그런데 나는 말이 많은 사람이다. 말을 하고 싶어도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상황이 많아지니 터득한 나만의 해소 방법일지도 모른다. 신기하다.
내가 제일 많이 생각하는 시간은 퇴근 후 침대에 누운 밤 시간. 새벽 시간. 정말 내일 내가 해야 할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 할까, 그것부터 아니면 내 친구들과 노는 모습, 이번 주 만약 약속이 있으면 약속에서 노는 내 모습 등등. 별의 별것을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꿈도 많이 꾼다. 한 달에 적어도 4번 정도는 꾸는 것 같다. 원래 나는 꿈을 안 꾸는 사람이었는데 대학생 때부터 갑자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왜지. 여하튼 처음에는 꿈이랑 현실을 구분을 못했다. 방금 일어났던 일이 현실이 아니었네? 하면서 자각한 게 내 꿈이었다. 나는 진짜 현실인 줄 알았는데...
그 후로 꿈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꿈을 꾸면 잠이 와도 눈 풀려서 오타가 나도 메모장에 써 내려간다. 꿈은 원래 개연성이 없으니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막 써 내려간다. 잠결인 데다 오타도 많아서 사실 나중에 읽어보면 무슨 말이지, 무슨 꿈을 꾼 거야, 하면서 웃는다.
꿈 일기를 어떻게 보면 유치하게 볼 수도 있고 이걸 왜 써? 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심심할 때 보면 웃기기도 하고 내 무의식이 대단하네, 생각도 한다. 그리고 신기한 점도 발견한다. 은근 현실 반영이 잘 된다. 그니까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 나는 내 친구들과 코로나로 백 분 토론도 했었고 대학 다닐 때 시험 전 날엔 시험에 관한 꿈도 꾸고 투표날 다가오면 투표에 대한 꿈도 꾸고. 또 멜론 얘기 실컷 하다 자면 멜론 꿈을 꾼다. 현실에 있는 사건이 내 머리에 박히면 그걸 꾸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 꿈의 단골손님들도 있다. 내 친한 친구들 4~5명. 우리 가족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가수 연예인. 꼭 이 중에서 주인공처럼 돌려 나온다. 가끔 가다 학창 시절에 얼굴 알고 지냈거나 많이 친했었던 친구들도 나오는 편인데 저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내가 이 사람들을 많이 생각하니까 잘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나만의 애정 방식(?)이라고 생각해줬으면 한다, 다들.
난 이런 꿈과 생각들을 하고 싶어서 밤을 좋아하고 새벽을 좋아하고 잠을 좋아한다. 잠자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핸드폰 딱 끄고 생각에 잠기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 스르르 잠드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그리고 내가 아침에 또 무슨 꿈 일기를 쓸지도 너무 궁금해진다.
자고 싶은 이유는 내 몸이 피곤한 것도 있지만 꿈을 꾸고 싶어서인 것 같다. 핑계 같지만 정말이다! 꿈꾸고 싶어서 자는 거, 너무 뭔가 유치해 보이지만 힘든 하루 끝에 이렇게라도 나를 위안하고 편안하게 해 주려는 나의 무의식적인 행동 같다고도 생각한다. 이런 내가 신기하기도 때로는 피곤하기도 하지만 오늘도 좋은 꿈 꾸고 밤을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