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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AN Aug 08. 2022

이 달의 시들-품격, 표절, 휴가, 절연

맞물리지 않는 단어들


안녕하십니까, 제이한입니다. 7월 한 달동안 올라온 주제글들을 모두 모아서 올려보는 이 주의 베스트 시간이네요.

첫번째 주제는 품격이었습니다. 품격은 사람의 품성과 인격을 뜻하는 말로, 흔히들 언행에서 품격이 잘 드러난다고 하죠. 지금 쓰고 보니까 소재로 다루기엔 애매한 성격의 단어였던 것 같네요.

두번째 주제는 표절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베껴서 자기 것인양 속이는 걸 뜻하는 말이죠. 표절은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문화예술에서 금기시되는 행위입니다. 뜻이 뜻이다보니 이 주제는 의미를 약간 비트는 작품이 많았네요.

세번째 주제는 휴가였습니다. 뜻은 길게 쓸 것도 없습니다. 일상에서 얻은 피로를 제대로 푸는 기간이니까요. 어떤 사람들한텐 이 시기가 삶의 이유인 경우도 있습니다. 분명 여기에도 있겠죠. 휴가를 굉장히 목말라 하시는 분이...

마지막 주제는 절연이었네요. 인연을 끊는 것이죠. 자기가 주도적으로 끊든, 외부적인 요인으로 끊기든 본질은 변하지 않죠. 자체만 놓고 봐도 상당히 냉정하고 직관적인 성격의 단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어의 임팩트가 글에 그대로 담겼는지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 바로 떠오르네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주제글이 하나만 올라온 첫번째 주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주제에서 각각 하나씩을 베스트에 선정하였습니다.



1. 개브리님의 '표절'

https://m.fmkorea.com/482830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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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아래 비친 달을 보며
예쁘다고 생각했습니다.
돌담에 걸터앉아 스케치북을 놓고 앉아
수면에 비친 달을 그렸습니다.
그래요.
저는 달을 훔친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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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표절의 탈을 쓴 모방이군요. 사실 달같은 자연물에는 소유권이 없으니 따지고 보면 표절의 ㅍ도 없습니다.

그래도 화자는 기꺼이 탈을 썼습니다. 달을 훔쳤다는 배덕감을 맛보기 위해서. 예쁜 물건은 가까이 두면 둘수록 좋으니까요. 비록 원본보다 작고 어두울지라도.

잘 읽었습니다.


2. 아떽띠해님의 'ㅎㅠㄱㅏ'

https://m.fmkorea.com/483008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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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식의 중요함을 모르지 않건만

유 지하며 버티는 것이 최선인 상황은

가 망도 기약도 허락하지 않는다.

아 무래도 올해 휴가도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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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휴가보다 휴가를 상상하는 것이 더 즐거운 이유는 가고 싶을 때 바로 휴가를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기를 조율하고 일정을 짜는 전 과정을 항상 거쳐야 하죠.

문제는 휴가를 못 가는 사람도 머릿속으론 가고 싶은 마음과 함께 뭐하고 놀지 그림을 그려본다는 겁니다. 올해는 못 간다는 걸 알면서도요.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그러한 청사진마저도 구겨버리네요.

잘 읽었습니다.

3. 펭귄사장님의 '절연'

https://m.fmkorea.com/4862119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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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이유는 없다

이제는 너와 나 사이에
조그마한 전기도
흐를 수가 없어져서

단지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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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절연하려는 사이에 오가는 말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자의로 끊는 쪽이면 당연히 할 말이 적을테고, 불시에 끊기는 경우면 말이 아예 못 나오겠죠.

둘 사이를 이어주던 전선은 이미 뚝 끊겨서 제 기능을 잃었습니다. 그게 이유라면 이유였죠. 전선이 끊긴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단지 그 뿐이라는 말에는 조금의 함축도 없이 요지부동한 의미만이 드러나 있고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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