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일지
11.28일
마지막까지 지진으로 빠이빠이 해 준 알바니아를 거쳐, 이번 떠남에 꼭 넣고 싶었던 독일을 거쳐
이번 떠남에서 마지막 나라 포르투갈의 첫 도시 포르투로 도착.
3국을 이동만 했을 뿐인데 기반이 흔들어 놓은 몸과 마음 때문인지 이렇게 힘든 여정이 있었나 싶다.
밤늦게서야 도착한 포르투 공항.
새벽 1시까지 운행한다는 메트로 덕분에,
티켓 기계 앞에서 어리바리하고 있으니 척척 알려주시는 친절한 아저씨 덕분에
드문드문 사람을 태우더니 결국 꽉 채우고 다음 날 시간이 되어서야 메트로가 출발하고 도착한다.
메트로 역에서 도보 1분 거리라는 숙소 쪽 출구를 잘못 나온 덕에
마지막 남은 트렁크가 여기서 안녕. 하지 않을까 염려되는, 또! 만난 두려운 사각 돌길을 돌고 돌다.
일부러 한적해 보이는, 중심을 조금 벗어난 동네를 골랐다.
그렇게 알고 온 동네의 2차선 일방통행 길임에도 대형 트럭과 버스가 쉼 없이 오가고
사람이 곁을 지나감에도 세상 도로 다 제 것인 것 마냥 미친 질주를 하는 차들의 오고 감.
흔히 알바니아, 베트남 등이 무법지대라 하며 왜 유럽의 이런 나라들은 예쁘다고만 하는가.
남들이 정해 놓은 기준, 국가의 소득 수준 등급, 남들이 이렇다 저렇다 만들어 놓은 것들을
자기 생각인 양 생각하고 사는.
우리는 얼마나 많은 관념과 선입견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사는가...
순간의 욱.
그것도 잠시. 그러려니.
가여운 노새마냥 한층 더 무거워진 배낭을 메고, 짐을 끌고, 들고 바닥만 보며 묵묵히,
조용히 집을 찾아 나서는 길.
짙푸른 새벽에 뽀얗게 낀 안개,
비가 내렸었는지 젖은 돌길에 몇 안 되는 가로수의 단풍들이 떨어져 온통 노랗고,
또 온통 빨갛게 깔려있다.
예쁜 텍스타일이 놓여진 카펫처럼 눈앞에 풍성하게 깔려있다.
아줄레주가 유명하다는 포르투갈.
아직 실물을 만나지 못했지만 이보다 더 아름다운 아줄레주는 만날 수 없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