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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연 Sep 06. 2019

(아직은) 초록별 일지

(아직은) 초록별 일지 (타이베이 일지) Taipei-  고마워, 청설이




몇 차선인지 알 수도 없는 큰 대로변 가운데 

떡하니 자리 잡은 타이베이 식물원.

뜬금없이 오아시스처럼 나타난 식물원은

많이 놀랍고, 부럽고, 아름답다.

내가 태어난 나라에선 시멘트나 벽돌 깔린 광장을

공원이랍시고 만들었을 공간에. 

그냥 모조리 ‘차 님’들을 위해

아스팔트로 덮어버렸을 공간에...

같은 지구인으로 고맙고, 또 고마웠다.

그 넓은 식물원에서 살아 숨 쉬는 많은 생명들 덕분에

허파에 바람을 넣고 살고 있음을 새삼 느낀다.

그중 내 앞을 잽싸게 활보하는 청설모!

너무나도 귀여운 근육질 청설모!

반짝이는 검은 눈망울을 덕분에

찾아 알아볼 수 있는,

식물 친구들과 한껏 동화된 모습.

그리고 자유로움.

대조적으로 마스크, 배낭, 코트, 운동화 등등

너무 많이 착용한 나.

어떤 것도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나는

너와 눈을 마주치기 미안하고,

너와 눈을 마주침으로 잠시 자연과 동화되고,

너와 눈을 마주침으로 잠시라도

나도 자연임을 기억해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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