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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연 Sep 16. 2019

(아직은) 초록별 일지

(타이베이 일지) Taipei-  공존




어디서나 놀라운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타이베이.

그 모습의 절정이 맹그로브 숲이다.

지하철역과 바로 붙어있는,

지하철 출입구 철문을 열면 펼쳐지는 맹그로브 숲.

둥글둥글 풍요로운 숲에 묻혀 있으면

도심인 것을 잊고 열대 정글의 세계에 한껏 몰입되지만

눈을 들어 마주하는 숲 밖의 세상은

대도시 다운 고층 빌딩과 끝도 없는 철도 길이

바로 코앞에 붙어 있는 완벽한 도심이다.

저 대형 시멘트 상자들의 자리도 숲이었을까?

마음이 울컥해지지만

이 정도의 공존이라도 좋다.

인간만이 ‘살기 좋은 세상’ 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이기를.

인간 세상과 붙은 이 아름다운 보금자리에서

숨 쉬는 수많은 생명들이 방해받지 않고 삶을 온전히 누리기를.

다음에 찾아왔을 때에도 땅이, 늪이, 물이 막히지 않고 

더 풍요롭게 푸르르기를.

조용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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