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초록별 일지

(Vietnam-Dalat) 좋아

by 한지연



2019.05.20


집에 그냥 있고 싶은 날이었다.

어제 마트에서 과일, 채소, 쌀도 사 왔겠다.

아침부터 비 님이 오셔서 기분도 울렁울렁 좋겠다.

외출 후 하는 샤워도, 머리 감기도 귀찮겠다.

오늘이다. 오늘이 집에서 종일 일상을 보내는 날이다!


기분이 좋다.

그냥 좋다.

분명 빨래와 설거지, 청소, 밥, 일 모든 것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좋다.

비가 오는 낡은 베란다에서 내리는 비와 구름, 비가 옴에도 할 일을 덤덤히 하시는

포비아 노점 아주머니.

그냥 모든 것이 좋다.


오이를 씻고, 케일을 씻고, 한국에서 가져온 한살림 파래김을 자르고

아무리 뒤져도 현미가 없어 처음 사 본 베트남 백미로 밥을 짓고

밥을 모두 밥그릇에 옮기고 밥솥에 버섯을 살짝 끓여 고춧가루 팍팍 넣고.

그렇게 한 상 차려서 먹는데

밥이 백미가 아니다.

무려 찹쌀이었다.


후아!

그것도 재미있다.

둘이 떡밥을 먹으며 그냥 웃는다.


밥을 다 먹고 뒹굴뒹굴하자 금세 비가 그치고

분홍 돌고래 같은 색감의 구름이 두둥 걸쳐있다.

구름이 좋다.

하늘이 좋다.


오늘 그냥 있는 그대로 모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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