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고향으로
온통 푸름으로 가득하여 넋을 잃고 머무는.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수행자들이 수행하고
방문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행복한 얼굴을 기록으로 남기기 바쁜 죽림 선원.
나 역시 입을 다물 틈 없이 곳곳에 발자국을 남기고 다니던 그때.
아름드리나무와 별 같은 꽃들 틈에 보일 듯 안 보일 듯 혼자 어우러지지 않는 듯한 존재의 발견,
그게 바로 너였다.
모두가 깨끗하고 예쁘게 단장했는데
혼자 얼굴과 몸뚱이에 오물을 잔뜩 묻히고 부끄러운 듯 숨어 서 있는 너는
내가 스스로 이곳을 찾아온 것과는 다르게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여기 오게 된 것 같다.
이 더운 나라에 있는 것도 힘든데 종일 서서 오물 받이라니...
너를 그 바닥에서 뽑아내어 고향으로 날려 보내주고 싶지만
미친 사람인 것이 들킬까 염려되어 나 또한 너를 그렇게 모른 척 뒤에 남겨두고 온다.
아직도 그 뾰족한 입을 벌리고
슬픈 눈을 크게 뜨고
고향에 가고 싶다고 외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