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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연 Nov 07. 2019

(아직은) 초록별 일지

(Estonia-Tallinn) 다시 이사 준비


          






2019.06.28

에스토니아 탈린에서의 생활이 짧은 3박 4일 남은 시점이 되었다.

평소 서울에서 떠난 잠시의 여행이었다면

그 기간이 시간이 전부이기 때문에 쉴 새 없이, 지칠 때까지 뚜벅이기 바빴을 텐데

보통의 여행보다 짐이 조금 많이 늘어서인지 

떠나는 곳이 한국으로 돌아감이 아닌 다시 낯선 곳으로의 떠남 때문인지

이것도 이사라고 뭘 정리하고 준비하고 다음 여정을 위해 쓸 계획으로 가득 차있다.

에스토니아 물가로 다소 기분 상하고 힘들었던 나머지 

핀란드에서의 앞으로 두 달이 벌써 조금, 아니 많이 숨통을 조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빨래를 모아 집에 가서 하면 그만이라 온전히 여행에만 집중했으면 되는 시간이

다음 월세집이 어떨지 모르니 

빨래도 모두 해 바싹 말리고

식기, 수저 등도 챙기고

떠나기 전, 그간 지낸 집 대청소 시간도 내야 하고...

정말 이사와 다름이 없다.

그래도 트렁크 덜렁 끌고 다니는 이사 준비.

한국에서도 매년 떠돌다 보니 이것쯤은 꽤 소꿉놀이마냥 재미가 있다.

떠나기 전 내내 구상했던 것들을 

떠난 후 한 달이 조금 넘은 이제쯤은  안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글도, 그림도, 동화도 머리와 마음속에 있는 확고한 것을 뚜렷하게  밖으로 꺼내지 못했기에

물론 남은 시간을 정리에 쏟는 것이 아깝고

이래저래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살고자 떠나온 내가 선택한 뚜벅이 이사 생활이라 이 잔잔한 일상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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