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끼엠의 밤
밤의 호안끼엠은 황홀하고도 차분하다.
해가 지면 밤의 열기에 지쳤던 여행자와
고된 일과를 마치고 혼자, 또 같이 휴식을 즐기는 현지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젊은이들,
오늘 무얼 봤는지 이야기하느라 바쁜 여행자들,
아무 말 없이 나란히 호수를 바라보는 노부부들,
황홀한 밤 호수를 찍기 바쁜 이들.
그 틈에 주전부리를 짊어지고 팔러 다니는 여인들,
구걸하는 아이들,
쓰레기통을 헤집으며 필요한 무엇인가를 찾는 이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반가운 수많은 모기들.
이들 틈에 있는 듯 없는 듯 자리 잡고 섞여
반짝이는, 그러나 호수에 반사되어 수줍고 차분한 은은한 조명과
잔잔한 수면의 흐름을 홀린 듯 멍하니 바라보며
하노이 비어 한 병으로 마감하는
이방인 신분으로서의 내가.
그리고 그 밤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