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대상
중학생이던 나에게 하루하루는
늘 같은 모습을 가지고 느리게 흘러갔다.
아침이면 졸린 눈을 비비며 학교에 가고,
수업이 끝나면 학원에 가고,
저녁이면 숙제를 하거나 멍하니 TV를 바라봤다.
12월의 마지막날,
나는 작은 TV 앞에 앉아
KBS 가요대상을 보고 있었다.
TV 속 가요대상에서 사회자가 말했다.
"1992년, 올해의 가요 대상 수상자는~신승훈!"
가요 대상의 대상은 신승훈이었다.
순간, 심장이 크게 ‘쿵’ 하고 내려앉았다.
무대 위, 환한 조명 속에서 트로피를 들고 있는 그를 보자 나는 나도 모르게 TV 앞에서 소리를 질렀다.
"신승훈"
그 이름을 부르는
내 목소리는 울컥했고, 떨렸다.
마치 내가 상을 받은 것처럼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의 노래가사처럼
보이지 않게 사랑하고,
우연히 만나고 싶었다.
나의 꽁꽁 얼어붙었던 무기력한 마음이
따뜻한에 햇살에 얼음이 녹듯 스르르 풀어졌다.
-------------------------------------
세월이 지나고
그 시절의 나는 이미 어른이 되었지만,
1992년 마지막날 그 밤의 기쁨을
기억한다.
아마 그때가 내 인생에서 처음,
누군가를 진심으로 응원한 날이었다.
누군가를 마음 깊이 응원한다는 건,
그 사람의 기쁨을 나의 기쁨처럼 받아들이고,
그의 성장을 함께 걸어가는 일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누군가를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은
단순한 ‘좋아함’을 넘어,
그 사람의 존재가 내 삶 속으로 스며드는 경험이다.
매일 그를 응원하며 보내던 시간들은
내 하루의 방향이 되었고,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고 싶게 했다.
늦었지만 신승훈 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는 가장 무기력했던 중학생 시절에 다시 감정을 느끼며 살아 숨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학생일기
#신승훈대상
#사춘기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