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외로움

by 지영

여자는 담배를 피고 있다

고개 숙여 헝클어진 단발머리가

얼굴을 가렸다

담배연기가 새어 나온다

굽은 등 너머

여자의 방을 못 닿아 사라진다


바람이 지나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고양이 눈이 바라보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눈 깜빡이며 담배연기 날리는 소리만 들린다


재촉하던 걸음이 여자 앞에서 숨을 죽인다

뒤꿈치 죽인 발이 계단을 오르도록

여자는 담배를 피고 있다

반짝이는 나의 구두축은 어떤 기분이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