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 문을 연다고 등 구부린 사내 곁
처연하거나 무심하거나 그런 눈빛으로
한 번씩 두 눈을 내리깔아
남자의 짧은 그림자와 겹치게 앉아
푸념을 늘어놔도 아무 위로나 반박도 하지 않을
몹쓸 그런 눈빛으로
곱창집 사람이 총각이거나 말거나
농산물직판장 사람이 땀을 흘리거나 말거나
반찬가게 사람이 늦거나 말거나
기름집 사람이 욕을 퍼붓거나 말거나
아침이면 골목을 걸어나와
시장 한바퀴 어슬렁
애쓸 것도 없다 몹쓸 그런 눈빛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