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는 할머니가

by 지영

돌아가셨다지요
등골이 휘어 손끝도 닳아
마음도 닳아
흘릴 눈물도 더는 없어

돌아가셨다지요
마음도 성가시고
몸도 성가셔

가슴에 맺힌 건 붉은 꽃봉오리려니


하늘보다도 구름이 더 예쁜 날

머뭇거리지도 못하고

뒤돌아보지도 못하더니
발 버선 벗어놓고

둥실 구름타고 어화 둥둥


돌아가셨다지요

비 내려 땅이 보글보글해지면

모퉁이 돌아 밭으로 나가 콩 심겠다했는데


돌아가셨다지요

뜨거운 한숨을 갈아 눈을 뿌리시더니

차가운 눈물을 갈아 비를 뿌리시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