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근화
오늘도 나무 하나가
미래의 바람을 키운다
막막하고 두려운 초록을 끄집어낸다
내 것이 아니야 속삭인다
귓속에 이층집을 짓고
미래의 아이들을 만난다
계단은 높고
모래도 아직 돌멩이다
머릿속에 무거운 바위 하나가
오늘을 누른다
생각이 튀어 올라 물방울이 되고
아이들이 잡아 터뜨린다
누가 더 많이
누가 더 크게
미래를 목 꺾을까
아이들이 손만 자란다
신호등과 표지판이
점쟁이의 입술처럼 모호하다
오늘은 가고
내일은 오지 않는 걸까
오늘은 가고
과거는 영원히 오지 않는 걸까
나무의 긴 잠이 바닥에 눕는다
나의 꿈이 아니야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