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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 Feb 21. 2022

나무 아래 학교

시인 이근화

오늘도 나무 하나가

미래의 바람을 키운다

막막하고 두려운 초록을 끄집어낸다

내 것이 아니야 속삭인다


귓속에 이층집을 짓고

미래의 아이들을 만난다

계단은 높고

모래도 아직 돌멩이다


머릿속에 무거운 바위 하나가

오늘을 누른다

생각이 튀어 올라 물방울이 되고

아이들이 잡아 터뜨린다


누가 더 많이

누가 더 크게

미래를 목 꺾을까

아이들이 손만 자란다


신호등과 표지판이

점쟁이의 입술처럼 모호하다

오늘은 가고

내일은 오지 않는 걸까


오늘은 가고

과거는 영원히 오지 않는 걸까

나무의 긴 잠이 바닥에 눕는다

나의 꿈이 아니야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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