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필사습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영 Feb 22. 2022

나는 당신보다 아름답다

시인 유희경

  등이 점점 둥글게 말린다 그대로, 서로의 몸속으로 들어설 것처럼 서로 얼굴을 핥아가며 적어가는 표정 

    

  잃어버린 축축한 열쇠를 들고, 오랫동안 잠겨 있던 문을 열며 들어가다 멈춰 선 자세로 서서히 사라지는 한때를 생각한다 아껴가며 슬펐던 개인의 역사란 휴지에 묻은 울음소리 같은 것  

   

  주변에는 늘 비가 내렸고 장엄한 풍경을 위해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길 바랐다 그런 밤에는 꼭 누군가 등 뒤에 서 있는 기분 그렇게 사람은 누구나 등을 키우고     


  지금, 서툰 감정을 경청하며 문을 닫아주려 하는 사람이 있다 조금씩 녹아내린다 달무리 지고 구름이 모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무 아래 학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