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에세이; 3일 차 61~83p

by 지영

“나는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물고기가 될 거예요. 물속에서라면 나는 장애니이 아니에요. 물에 들어가면 통제할 수 없었던 몸을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있어요. 사지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경이로운지 몰라요. 멀쩡한 사람들은 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겠죠”(p.83)




<단상>

사지가 온전하다는 건 단지 팔다리가 붙어 있다는 말이 아니다. 그 움직임을 느끼고, 조절하고, 내 것이라 여길 수 있는 뇌의 통합된 작용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도파민, 세로토닌, 코르티솔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이 균형을 이룰 때, 몸과 마음은 조화를 이루고, 우리는 일상을 살아낼 수 있다. 아주 작은 불균형만 있어도, 움직임은 흐려지고, 삶은 멀어진다.

가끔은 우울에 잠기지만, 나는 여전히 회복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시력은 흐려지고 균형감은 줄었지만, 아직 내 몸을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도, 오늘도 충분히 감사하다.

매거진의 이전글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