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웅진 지식하우스 / 강원국 지음

by 지영

#내 말은 여전히 자라고 있다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에리브러햄 링컨이 한 말이다. 얼굴 표정에 그 사람의 성격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얼굴보다 말이 더 그 사람의 인격에 가깝다고 믿는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면 얼굴을 볼 게 아니라 말을 들어봐야 한다.

나는 쉰 살이 넘어서야 비로소 내 말에 책임을 지겠다고 마음 먹었고, 이후 꾸준히 지키고자 하는 나만의 규칙이 생겼다.


첫째, 내가 하는 말을 곱씹어보며 말한다. 말버릇에 주의를 기울이며 말하는 것이다. 말뿐 아니라 말할 때 내가 어떤 동작을 취하는지도 눈여겨본다.

좋은 말버릇도 있다 글로 치면 내 말은 문장이 짧다. 딱딱 끊어서 단문으로 말하면 쉽고 명료해진다. 이렇게 좋은 점은 더욱 몸에 배게끔 의도하면서 말한다.

둘째, 남의 말을 유심히 들으면서 ‘나는 저렇게 말하지 말아야지’ 싶은 것을 찾는다.

셋째, 얼버무리지 않는다. 한마디 한마디를 또박또박 말하고, 하고자 하는 얘기를 분명하게 전하려고 애쓴다. 그러려면 생각나는 대로 말하지 않고 생각하면서 말해야 한다.

넷째, 같은 말이면 긍정적으로 표현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기왕이면 긍정적인 게 좋다. 긍정적으로 말하면 긍정적인 일이 생기고, 부정적으로 말하면 부정적인 사람으로 비친다.

다섯째, 목적에 맞게 말한다. 목적은 친교일 수도 있고, 설득일 수도 있고, 재미일 수도 있다. 내가 지금 왜 이 말을 하는지 생각해보면 목적에 맞는 말을 할 수 있다.

끝으로, 후회할 말은 하지 않는다. ‘그런 말은 하지 않았어야 해’하고 뒤늦게 후회할 말은 애당초 하지 않는 것이다. 무심결에 해버린 경우에는 곧바로 사과한다. p58

자기 자신과도 거리를 둬야 한다. 나를 객관화해서 보고, 내 삶을 관조하는 거리두기 말이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늘 하는 말이 과연 사실인가? 나는 언제나 진실한가? 남들은 내 말을 어떻게 평가할까? 이런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는 거리두기가 가끔은 필요하다. p79


#할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 하는 말

말하기가 어려운 핵심적 이유는 할 말이 없어서다. 할 말만 있으며 말하기가 두렵지 않다. 아니 말하기를 기다리게 된다. .......... 이런 낭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방법을 찾았는데,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질문한다. 어차피 말의 궁극적 효용은 남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해소해주는 데 있다. 모르는 것을 알려주거나, 해결책을 제시해주거나, 의문을 해소해주면 된다. 질문을 받았을 때 할 말을 생각하면 늦다. 내 생각이건 의견이건 남들이 묻기 전에 스스로 질문해보고 답을 찾아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걸 찾는 방법이 있을까? 내가 궁금해하는 걸 들춰보면 된다. 나나 남이나 생각의 회로는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남에게 묻고 답해보자. 무엇에 관해 정의를 내려보든, 그것에 관한 나의 생각과 의견, 느낌을 말해보든 뭐든 좋으니 연습해 보자.


둘째, 관찰한다. 우리가 본 것이나 들은 것을 토대로 상황을 ‘묘사’한다. 묘사에서 한 단계 더 나가나는 것이 설명이다. 묘사가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기술이라면, 설명은 상대가 알기 쉽게 밝혀서 말하는 것이다. 설명에는 비유나 예시가 들어간다. 설명할 대상에 관해 자기 의견을 보태면 ‘해설’이 된다. 해설을 잘하려면 대상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조해야 한다. 관조가 깊어지면 자기만의 관점이나 시각을 가질 수 있다. 관점이나 시각이 쌓이면 자기 철학이 만들어진다. 관찰하는 대상은 밖에만 있지 않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자기 응시도 중요한 관찰이다. 나의 경험이나 일화를 곱씹어보거나 내가 한 일을 야심에 비춰보는 것, 모두 자기를 응시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공부한다. 독서를 비롯해 강의를 듣는 것, 신문이나 칼럼을 읽는 것, 남과 대화하는 것, 모두 도움이 된다. 다만, 공부한 것을 나에게 혹은 누군가에게 말해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말해보고 말이 되는 것은 메모해두는 습관도 필요하다.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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