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

웅진 지식하우스 / 강원국 지음

by 지영

<필사>

나는 어느 자리에 가서 자기소개를 해야 할 때 세 가지를 떠올린다. 첫째는 이 모임 혹은 이 자리에 참석한 누군가와의 인연, 둘째는 감사한 일, 셋째는 나의 역할과 기여이다. p104


#사람들은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할까? (요약)

첫째, 알고 싶은 내용이다. 평소 궁금했거나 알고 싶었던 얘기가 나오면 귀가 번쩍 뜨인다. 듣지 말라고 해도 뇌가 알아서 귀를 쫑긋 세운다.

둘째, 공감하는 말이다. 자신의 입장이나 처지, 사정, 심정을 헤아려주고 배려하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셋째, 환심을 사는 말이다. 상대를 칭찬하고 치켜세우는 것이다. 상대와의 공통점을 찾아 ‘우리는 비슷하다’는 것, ‘같은 편’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면 호감과 친밀도가 올라간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이런 말을 자주 하면 ‘비위 맞추는 말을 잘한다’, ‘알랑거린다’, ‘아첨한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넷째, 도움이 되는 충고와 조언이다. 물론 상대가 도움을 청해왔을 때에 해당한다. 참견하고 간섭하는 충고와 조언은 백해무익하다. 조언할 때도 ‘이것은 이런 의미가 있다’라고 말하는데 그쳐야 한다.

다섯째, 상황에 맞는 말이다.

끝으로, 삼켜진 말이다. 끼어들고 싶은 욕구나 반론하고 싶은 충동, 변론하고 싶은 마음을 자제하고 말을 삼킬 필요가 있다. 참고 듣는 것으로, 상대가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더 큰 호감과 공감을 얻어내기도 한다.



<단상>


말을 잘한다는 것은 해야 할 말을 따뜻하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진정한 말하기의 바탕에는 반드시 상대에 대한 배려가 깔려 있어야 한다.


가끔은 말하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특히 내면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과 대화할 때면, 배려 섞인 내 진심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한 채 말꼬리를 잡히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억울한 마음에 해명하려 애써보지만, 그럴수록 문제는 더 꼬여만 간다.


남편과 같은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가끔 답답함이 밀려온다. 남들 틈에서 적극적으로 입을 떼지 않기 때문이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진행해야 한다’는 직업적 책임감이, 왜 이 사석까지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나는 앞으로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나와 달리, 남편은 대화에 끼어들기보다 말수를 줄이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조차 처음 듣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볼 때면 속으로 ‘헐...’ 소리가 절로 난다.


남편은 상대가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배려하며 스스로 말을 삼킨다. 마땅히 이야기의 주도권을 쥐고 충고나 조언을 할 수 있는 자리임에도 그저 듣고만 있다. 혹여나 그런 침묵 때문에 무시당하지는 않을까 아내로서 염려가 앞선다. 적당히 말을 치고 들어가는 나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담아주는 남편의 배려가 가끔은 이렇게 충돌한다. ‘파도를 타는 사람’과 ‘바다 그 자체가 되어주는 사람’의 차이랄까. 남편의 그 귀한 마음을 알지만, 글쎄... 아직은, 내 마음에서, 남편이 조금 더 말하기에 욕심을 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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