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서

by 지영

가을에는 편지를 씁니다.

저는 잘 있다고

당신은 잘 지내시는지

맑은 하늘이 좋아서

자꾸만 올려다본다고요.


자꾸만 올려다본다고요.

하얗게 흐르는 구름 사이

당신의 맑은 웃음이 있으니까요.

당신을 사랑한다고


당신을 사랑한다고

하늘은 당신이라고

당신이 그립다는 말은 차마 쓰지도 못하고


당신이 그립다는 말은 차마 쓰지도 못하고

그 새벽 빗소리에 잠을 깼다고만 씁니다.

스파게티에 들어갈 양파를 썰다가 눈물을 흘렸다고

미란언니 전시회에 혼자 다녀왔다고

무심한 편지를 씁니다.


무심한 편지를 씁니다.

아이들 북적거리는 문구점 우체국에서

당신은 행복하냐고 묻지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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